[단독] 퇴근길 버스시스템 셧다운, 그 뒤엔 2000억 IT센터 총체적 부실
1월13일 버스정보·남산혼잡통행료 등 5개 시스템 마비 감사결과
부실시공에 동파, 483건 경고메시지 무시…시민엔 3시간뒤 통보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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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지난 1월13일 서울시의 버스정보시스템 셧다운 사태는 서울시가 2000억원을 들여 만든 IT 통합센터의 시공부터 관리와 위기대응까지 총체적 부실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퇴근 시간대인 오후 6시15분쯤 버스정보시스템, 남산혼잡통행료, 교통정보시스템, 무인단속시스템, 마이데이터 등 5개 시스템이 오류를 일으켜 많은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감사위원회 감사에서 발견한 시스템 셧다운의 직접적인 원인은 어처구니없게도 단열재를 시공하지 않아 생긴 배관 동파였다.
현장 관리도 부실했다. 시스템이 셧다운되기 3시간 전에 경고 메시지가 떴지만 현장 관리자들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속하게 대처했다면 셧다운은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이번 셧다운 사태와 관련된 관계자 5명에 대한 주의 조치를 내린 것으로 사건을 조용히 마무리했다.
◇2000억 IT 랜드마크…단열재·점검구 없어 배관 동파
버스정보시스템 등을 관리하는 클라우드센터는 마포구 상암동 에스플렉스센터에 있다. 에스플렉스센터에는 서울시 7개 부서의 소관시설과 11개 부서의 업무 시스템 50개가 입주해 있다.
서울시는 세계적인 IT 랜드마크(상징물)를 육성하겠다며 2016년 에스플렉스센터를 준공했다. 건립비는 1990억원, 올해 위탁운영비만 107억5300만원이다.
에스플렉스센터의 시공 과정부터 문제가 있었다. 연면적 500㎡ 이상 업무시설을 건축할 경우 외벽과 바닥 등에 단열재를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감사 결과 설계도면과 달리 일부 공간에는 단열재를 설치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 탓에 항온항습기의 배관이 동파되면서 냉각수가 차단됐다. 그 결과 시스템 온도가 올라가면서 시스템 50개 중 5개가 셧다운된 것이다.
점검구도 필요한 위치에 설치하지 않아 누수 위치를 확인하는 데만 2시간이 넘게 걸렸다.
◇셧다운 3시간 전 경고메시지 떴지만 무시
이번 감사에서는 현장 직원들의 관리 소홀도 드러났다. 감사위원회는 "평상시 관리·점검이 잘되고 있었더라면 배관이 동파되더라도 더욱 신속한 조치로 시스템이 셧다운되는 일이 없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셧다운 발생 3시간 전인 오후 3시쯤 에스플렉스센터 내 클라우드센터는 관제실로부터 시스템 온도가 상승했다는 경고 메시지를 받았다. 483건의 시스템 온도 상승 경고메시지가 발생했다는 연락이었지만 담당자들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들은 관제실이 2차 유선통보를 한 뒤인 오후 4시30분에야 클라우드센터에 선풍기를 가동하고 외부 통로 문을 개방했다. 경고 메시지를 받은 지 1시간30분이 지난 뒤였다.
대처가 늦어지면서 결국 오후 6시15분쯤 클라우드센터 50개 시스템 중 5개 시스템이 멈췄다. 현장조치 매뉴얼에 따르면 즉시 담당부서에 보고하고 사고수습대책본부를 구성해야 하지만 이 절차 역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에스플렉스센터를 담당하는 스마트도시정책관은 교통정보과에 오후 6시20분 셧다운 상황을 통보했다. 교통정보과는 3시간이 지난 9시23분에 시민들에게 상황을 알릴 수 있었다. 클라우드센터에 시스템이 있는 다른 10개 부서에는 상황을 전달하지도 않았다.
◇서버 관리 전문가, 화재감지기도 없었다
감사 결과 스마트도시정책관은 2019년9월 이후 비상상황 모의훈련을 한 번도 실시하지 않은 상태였다.
센터 관리를 민간에 위탁하고 이를 다시 용역업체에 재위탁하는 과정에서 통신 시설물 관련 내용이 누락돼 통신·서버 관리 전문가도 없었다.
에스플렉스센터 내 통신시설에는 화재 감지기 등 소방 설비가 없었고 통신케이블이 절단될 경우를 대비한 이중화도 안 된 상태였다. 배전실은 어떤 선이 어떤 시스템에 연결됐는지도 확인하기 어려웠다.
항온항습기실의 경우 온도를 조절하기 위해 항상 창문을 열 수 있어야 하지만 자물쇠로 잠겨 있었다. 이 같은 관리 소홀이 셧다운 초기 신속한 대응을 방해했다.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이번 감사를 통해 관련자 5명을 주의 조치하고 비상매뉴얼 정비, 통신케이블과 항온항습기실을 정비했다. 건축물 단열재는 재시공하고 점검구와 점검용 사다리도 설치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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