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택배노조 노조원들이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복합물류센터에서 열린 분류작업 사회적 합의 미이행 규탄 결의대회를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1.6.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박재하 기자 = 온라인 쇼핑이 발달하면서 택배기사 수뿐만 아니라 양대노총의 택배노조 조직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미 민주노총에만 택배노조 조직 2개가 있는 데다 여기에 한국노총도 가세하면서 택배노조 간의 세(勢) 대결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 같은 택배노조들의 경쟁이 택배기사들의 노동조건 개선으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택배기사 과로사가 이어지면서 민주노총이 택배기사의 근무시간을 주 60시간으로 제한하는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기도 했다.


4일 통계청 전국사업체조사에 따르면 2019년 전국 택배업 종사자는 5만7651명으로 집계됐다. 노동계에서 전국 택배기사 수를 약 4만5000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택배기사 노조는 국내에 세 곳으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와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 화물연대본부의 택배지부, 한국노총 전국연대노조 택배사업본부다. 이들은 현재 각각 7000명, 580명, 1000명의 노조원을 보유하고 있다.


택배산업은 우리나라에서 그 역사가 약 20년에 불과하다. 하지만 성장세는 매우 가파른데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연간 택배이용 횟수는 2000년 2.4회에서 2020년 122회로 급격히 성장했다.

택배기사 수도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2004년 민주노총 화물연대에서 처음으로 택배노동자들이 뭉치게 된다. 택배노조 조직이 별도로 있었던 것이 아니라 화물연대 광주지부에 60여명의 대한통운(옛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이 가입한 것이었다.


2017년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의 택배기사 노조원은 800명 규모로 성장했다. 하지만 택배산업 특성상 노조원 간의 연대가 어려운 데다가 내분이 생기기도 했다. 화물연대 총파업에 참여한 택배기사 노조원들이 해고를 당하는 일도 있었다.

이때 민주노총 내 전국택배연대노조가 새롭게 등장했다. '택배는 택배끼리'라는 모토로 나타난 전국택배연대노조는 특수고용직 노조로는 처음으로 '노조설립필증'을 받았다.


법외노조로 분류되는 화물연대에서는 파업 등의 활동이 법의 테두리 밖에 있었지만 노조설립필증을 받은 전국택배연대노조에서는 노조법에 따라 단체협약 체결이나 단체행동 등도 가능해진 것이다.

노조원들이 대거 전국택배연대노조로 이탈하자 위기감을 느낀 공공운수노조는 산하에 전국택배노조를 만들고 설립필증을 발급받았다. 하지만 2018년 전국택배노동조합의 간부들이 설립필증과 함께 공공운수노조와는 정치적 입장이 다른 서비스연맹으로 옮겨갔다.

이후 공공운수노조는 다시 남은 택배기사 노조원들을 추슬러 택배지부를 운영하고 있다. 상급조직이 없었던 전국택배연대노조와 전국택배노조는 올해 3월 공식 통합해 '통합 전국택배노조'가 출범했다. 이후 민주노총 내 2개의 택배노조 조직이 경쟁하는 불편한 동거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노조설립필증과 투쟁력을 무기로 한 통합 전국택배노조는 지난해 처음으로 비노조원까지 포함해 모든 택배기사의 8월14일 택배없는 날을 쟁취했고, 올해는 하반기 대체 공휴일 휴식까지 얻어냈다.

통합 전국택배노조는 지난해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가 이어지자 정부, 택배업체 등과 함께 사회적 합의기구를 통해 근로시간을 주 60시간으로 제한하고 택배기사의 업무 범위에서 분류작업을 제외하는 등의 성과를 내기도 했다.

또 생활물류법이 통과되면서 표준계약서 작성이 필수가 됐고 6년 계약갱신청구권이 보장되면서 택배기사들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환경도 마련됐다. 이 같은 가시적인 성과에 힘입어 통합 전국택배노조의 노조원은 7000명 수준으로 성장했다.

한국노총에서도 올해 2월 택배산업본부가 출범하고 약 2달 만에 노조원 1000명을 확보했다. 민주노총 측에서는 자기네 노조원의 이탈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한국노총이 다수노조의 지위를 점하기도 했다.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노조원의 혜택을 비조합원들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게 앞으로의 투쟁에서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며 "명절 때마다 이뤄지는 파업으로 어려운 여건의 화주들이 피해를 봐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민주노총과 달리 파업은 마지막 수단으로 생각하고 대화, 자체적인 운동, 언론 활용 등을 통한 노조활동을 지향할 것"이라면서 "당분간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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