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보직 해임됐던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장남 홍진석 남양유업 상무가 1개월여 만에 복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직 유지 관련 본사 스케치./사진=장동규 기자
'불가리스'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여전히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홍 회장은 6월30일 기준 사내이사·상근 직위를 유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상반기 보수로 약 8억800만원을 수령했다. 홍 회장의 장남 홍진석 남양유업 상무도 1개월여 만에 복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남인 홍범석 남양유업 외식사업본부장도 미등기 임원으로 승진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관계자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어려워진 외식업계 시장에서 책임 있는 관리와 성과 창출을 위한 배경에서 기존 외식 사업을 총괄 관리하던 가운데 선임됐다"며 "홍 회장도 경영에 참여하는 게 아니라 매각 계약과 관련해 업무를 보기 위해 출근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남양유업 노동조합측은 지난 2일부터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노조는 남양유업 측에 공문을 보내 경영 정상화 대책 제시, 고용안정 보장을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홍 전 회장은 지난 5월 남양유업 지분 53.07%를 한앤컴퍼니에 약 3100억원에 매각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경영권·주식을 매각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에 돌연 불참하고 주총을 다음달 14일로 미룬 상황이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최근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남양유업 본사 대강당에서 대국민 사과를 발표,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사진제공=뉴시스
남양유업은 고 홍두영 창업주가 1964년 설립한 회사다. 분유사업으로 토대를 다진 후 1990년대 디옥시리보핵산(DHA)가 함유된 아인슈타인 우유와 발효유 제품인 불가리스 등을 앞세워 대박을 터뜨렸고 국내 우유 시장점유율 2위 업체로 발돋움했다. 창업주 2세인 홍원식 전 회장이 1990년부터 대표이사 사장을 맡으며 경영을 책임지기 시작했다. 

남양유업에 대한 소비자의 반감은 2013년 본사 직원이 대리점 직원에게 폭언하며 물량 밀어내기(강매) 갑질을 했다가 적발되면서 촉발됐다. 이후 아인슈타인 우유의 DHA 함량을 과대광고하고 타사에서 판매하는 커피믹스의 카제인나트륨이 유해성분인 것처럼 호도하는 등 비양심적인 마케팅으로 또다시 미운털이 박혔다.

또 창업주의 외손녀인 황하나 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되는 등 부정적인 이슈로 언론에 자주 노출되면서 기업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지난해에는 홍보대행사를 통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경쟁사 제품을 비방하는 글을 올렸다가 명예훼손·업무방해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