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위치한 WD 본사 전경. /사진=로이터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3위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2위 일본 키옥시아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다시 나왔다. 성사된다면 1위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규모가 될 전망이다.

2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웨스턴디지털이 키옥시아와 200억달러(약 23조4000억원) 규모 합병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르면 9월 중순 타결될 수 있으며 합병회사는 데이비드 게클러 웨스턴디지털 CEO(최고경영자)가 이끌 것이라고 전했다.

키옥시아는 일본 도시바가 메모리반도체사업부를 분리 매각하며 설립된 회사다. 2018년 미국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탈이 이끄는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이 180억달러(21조1000억원)에 지분 49.9%를 인수했으며 SK하이닉스도 약 4조원을 투자했다. 도시바도 여전히 40.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3월에도 미국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이 각각 키옥시아 인수에 나섰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곧이어 블룸버그통신은 키옥시아가 지난해 보류했던 기업공개(IPO) 재추진을 우선 검토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최근까지도 올 하반기 일본 증시 상장을 목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이번 보도에서 “시장가치 190억달러 규모인 웨스턴디지털이 이번 거래를 성사시킬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며 “키옥시아가 기존 계획했던 IPO나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합병 성사돼도 中 반독점 심사 관건

2021 2Q 글로벌 낸드 매출 및 점유율. /자료=트렌드포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주요 업체별 점유율은 ▲삼성전자(34.0%) ▲키옥시아(18.3%) ▲웨스턴디지털(14.7%) ▲SK하이닉스(12.3%) ▲마이크론(11.0%) ▲인텔(6.7%) 순이다.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 간 합병이 성사될 경우 단순 합산으로는 33% 점유율로 선두 삼성전자를 턱밑까지 추격하게 된다.

지난해 인텔 낸드 사업부를 90억달러(약 10조5000억원)에 인수하면서 낸드 사업 확대를 본격 추진해온 SK하이닉스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인수가 완료되면 키옥시아를 제치고 D램에 이어 낸드 시장에서도 2위로 뛰어오를 것으로 기대받았다.

하지만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 간 합병은 주요국 반독점 심사에서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로이터통신도 미중 무역갈등과 함께 2018년 퀄컴의 440억달러(약 51조4000억원) 규모 NXP 인수 시도가 중국 경쟁당국의 승인을 얻지 못해 좌초된 사례를 언급했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도 현재 중국의 승인만 남은 상태다.


노종원 SK하이닉스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달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최종 검토(Final Review) 단계로 넘어가 있는 상태”라며 “연말 딜 클로징에 문제가 없도록 하반기 적절한 시점에 중국으로부터 필요한 승인들을 모두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