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지상파에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은 이미 실종됐다. 코로나19로 코미디언들의 행사나 공연 스케줄도 이전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웃음을 주는 코미디언들이 웃음을 잃은 상황이 됐다. 지금은 TV나 무대에서 많은 코미디언을 볼 수 없지만, 이들의 웃음에 대한 열정은 여전하다. 자신들은 힘들어도 대중이 웃으면 행복해하는 코미디언들을 <뉴스1>이 만나, 웃음 철학과 인생 이야기 등을 들어보고자 한다. [코미디언을 만나다]를 통해서다.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데뷔 20주년 소감을 묻자 김기수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2001년 데뷔해 댄서킴으로, DJ 김기수로, 또 뷰티유튜버까지 이어진 20년을 돌아보는 그의 얼굴에는 다양한 감정이 스쳤다.
[코미디언을 만나타] 열여섯 번째 주인공인 김기수(46)는 자신의 지난 20년을 태평양 바다의 파도 같았다고 표현했다. KBS 2TV '개그콘서트'의 인기와 함께 캐릭터 댄서킴으로 사랑받았던 시절을 지나 2년간 이어진 송사로 인해 연예인 인생의 위기를 겪기도 했다. 위기 속에서 만난 유튜브는 그에게 오랜 슬럼프를 끝내는 출구였으며,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입구였다.
사랑했던 코미디 무대를 떠나 유튜브 방송 카메라 앞에서 뷰티 유튜버 김기수로 산지 벌써 5년. 방송 초반에는 자신을 알리기 위한 센 콘셉트로 악플과 루머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 모든 것을 웃으며 돌아볼 수 있게 됐다.
화장만이 아닌 자신을 더욱 깊게 들여다보는 것으로 아름다움의 의미를 확장했다는 김기수. 그는 뷰티유튜버이자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사람이고 싶다고 했다. 더불어 연예인 타이틀은 내려놨지만 그럼에도 언제나 웃음을 주는 희극인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코미디언을 만나다】 김기수 편 ①에 이어> -'화장하는 남자'에 대한 선입견도 많았는데 요즘은 많이 달라졌을 것 같다.
▶예전에는 면전에서 '화장 좀 하지 마세요'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아침에 운동하러 갔더니 그러더라.(웃음) 지금은 '왜 오늘은 화장 안 하셨어요?'라고 하는 사람이 많다. 사람들이 거부감이 많이 없어졌더라. 연예인이라는 이름을 많이 내려놨지만, 그래도 화면에 비치는 직업이니까 더 관리를 하는 것이고, 나는 그냥 화장 이 어울리는 사람이니까 화장을 하는 거다. 안 어울리는 사람들에게 화장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처음 유튜브를 시작할 때는 자기연민이 많았다고. 지금은 그 연민이 자기애로 많이 바뀌었을 것 같은데.
▶아직도 자기연민이 많기는 하다.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줄까?'라는 생각을 계속 한다. 내가 혹시 뭔가를 잘못하고 있는 건 아닐지, 잘하고 있는 건지 하루에도 수없이 고민한다. 참 인생이라는 게 위기를 겪고 나니 사람이 많이 달라지더라. 살얼음판 위의 삶같다. 죽을 때까지 그렇지 않을까. 그래도 팬들 덕분에 행복을 많이 느낀다.
-과거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뷰티유튜버를 처음 시작했을 때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진정해'다.(웃음) 그때는 캐릭터가 튀어야 한다는 생각에 화장도 세게, 멘트도 세게 했다. 화장도 계속 덧칠해서, 지금 보면 분장 수준이다.(웃음) 그렇게 화장하고 '뷰티'라고 하니까 의아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그때가 있어서 지금의 내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기수야 너무 세게 하지마'.(웃음)
-그때의 과한 시도가 지금의 걸림돌이 되기도 하나.
▶웃으면서 기억할 수 있는 때이기는 하지만, 그 이미지가 너무 세서 방송 섭외가 취소된 적도 있다. 센 메이크업에 대한 거부감도 있어서 루머가 생기기도 했다. 그런데 나는 개그맨을 하면서 캐릭터 싸움에 익숙해져서 일단 캐릭터와 콘셉트를 잡고 시작하던 게 습관이 돼서 그렇게 했다.
-최근 안면윤곽수술, 코수술을 받고 이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해 화제가 됐다. 새로운 이슈를 만드려고 한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더라.
▶이슈몰이를 하려고 했으면 다른 수술을 했겠지.(웃음) 성형을 한다고 굳이 숨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계속 화면에 나오는 사람인데 수술을 하고 나서 아닌 척 할 수 있나. 성형을 권하려고 하는 것도 아니다. 분명히 나처럼 성형을 두고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오래도록 고민했던 건가.
▶순간적으로 결정한 게 아니다. 10년을 고민했다. 할 기회도 없을 뿐더라 수술을 하면 오래 쉬어야 하니까 엄두가 안 났다. 나조차도 유튜브로 정보를 찾게 되더라. 요즘 유튜브의 트렌드는 힐링인 것 같다. 나의 고민에 맞는 답을 찾고, 위로도 받는 거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한 사람에게는 그래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유튜브 채널의 색깔도 달라진 것 같다.
▶뷰티 관련도 지금은 엄청 세분화됐다. 예전에는 메이크업에만 집중됐다면 지금은 힐링 콘텐츠나 이너뷰티, 쇼핑팁 등 다양해졌다. 나도 뷰티가 주요 콘텐츠이지만 내가 메이크업을 하고 소통하는 걸 보면서 힐링이 된다는 구독자들이 많이 생겼다. 그래서 더 소통을 많이 하게 됐다. 나 때문에 힐링한다는 구독자들 덕분에 늘 감사하다.
-지금도 굉장히 울컥한 모습이다.
▶솔직히 연예인 생활이 끝났다고, 이제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밖에 나가는 것도 신경쓰였다. 지금은 연예인이라는 생각을 다 내려놨지만, 이런 나에게도 여전히 '나의 연예인'이라면서 응원해주고 인간 김기수 자체를 좋아해주는 팬들이 있어서 너무 고맙다. 그런 반응을 보면서 나도 힐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