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주의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아프간) 여성들에게 대학 교육을 허용했지만 '이슬람 복장' 착용과 남녀 분리를 전제했다. 사진은 지난 6일(현지시각) 성별 사이에 가림막이 드리워진 아프간 카불의 한 대학교 수업 모습. /사진=로이터
이슬람 극단주의 수니파 무장단체 탈레반이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각) 여성의 대학 교육을 허용한다고 공식 밝혔다. 다만 이슬람 복장 착용과 성별 분리를 수업 조건으로 내걸었다.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압둘 바키 하카니 신임 탈레반 과도정부 교육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 건설은 지금 모습을 기반으로 시작될 것이다. 시계를 20년 전으로 되돌리고 싶진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슬람 샤리아법에 근거해 여학생들은 가능하면 여성에게 교육 받을 것이고 교실은 분리될 것"이라며 "신의 가호로 수많은 여성 교원이 있다. 어떤 문제에도 직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교육은 탈레반이 재집권한 아프가니스탄(아프간) 사회에서 첨예한 문제였다. 탈레반은 1996~2001년 집권 당시 여성에게 전신을 덮는 부르카 착용을 강제하고 여성의 교육·근로·보건 기회를 사실상 박탈하며 강력한 여성 억압 정책을 폈기 때문이다.

탈레반은 지난달 15일 카불을 점령한 직후 여성의 교육·근로·보건 기회를 보장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여성 탄압 사례는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당초 히잡을 착용하면 여성 교육을 허용하겠다던 발표와 달리 눈만 빼고 얼굴을 가리는 니캅과 목 아래 몸 전체를 덮는 아바야 착용을 지시하는 교육 칙령을 지난 5일 발표했다.

이후 아프간 수도 카불의 대학들이 지난 6일부터 속속 개강하면서 미처 교실 내 성별 분리 시설을 갖추지 못해 회색 커튼을 임시 설치한 채 수업이 진행되는 모습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졌다.


하카니 장관은 "모든 여성들에겐 종교적 베일을 쓰는 것이 의무가 될 것"이라며 "성별 분리 수업은 아프간 전역에서 더욱 강화될 것이며 대학에서 가르치는 모든 과목은 몇 달 내로 재검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탈레반은 지난 7일 물라 모하마드 하산 아쿤드를 총리 대행으로 하는 새 과도 정부 구성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