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김상범 사장과 김대훈 노동조합위원장이 13일 노사 합의를 타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서울교통공사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사측과 노동조합이 총파업 예정 시점을 약 6시간 앞두고 합의를 도출했다.

다만 구조조정 등 공사 자구안 추진이 어려워져 정부의 재정 지원 외에 연간 1조원대 적자를 극복할 방안을 추가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교통공사 노사에 따르면 양측은 이날 오후 3시부터 본사 대회의실에서 5차 임금 및 단체협상 본교섭을 열어 8시간 30분 만에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14일 예고된 노조의 파업은 시행되지 않으며 1~8호선 전 구간 열차는 평소와 같이 정상 운행한다.


잠정합의안에 따르면 노사는 공사의 재정위기 극복과 재정 정상화를 위해 정부, 서울시에 공익서비스비용 손실 보전 등을 건의하기로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달 31일 국무회의에서 "무임승차 손실을 정부가 보전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서울시도 비슷한 입장이다.


노사는 국회의 제도개선과 안전 지원 노력에 부응해 노사공동협의체를 구성하고 안전 강화 및 재정 여건 개선을 위한 경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날 노사 협상장에 심상정·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방문하는 등 정치권에서도 재정 지원 논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노사는 또 심야 연장운행 폐지, 7호선 연장구간(까치울~부평구청) 운영권 이관 추진과 이에 따른 근무시간·인력 운영 등을 별도 협의하기로 합의했다. 재정위기를 이유로 임금 저하, 강제적 구조조정이 없다는 점은 확실히 했다.

김상범 공사 사장은 "협상이 오랫동안 이어지는 동안 시민 여러분께 불안감을 드려 송구하다"며 "노사 모두 재정난 해소를 위해 공익서비스 비용의 국비보전은 꼭 필요하다고 공감하는 만큼 앞으로도 위기상황을 함께 헤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13일 서울 구로구 한국철도공사 구로차량사업소에 열차가 정차해 있다. 2021.9.1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앞서 공사는 막대한 재정난을 타개해야 한다는 서울시의 요구에 따라 인력이 약 10%를 감축하고 임금을 동결하는 '자구안'을 마련했다. 노조는 "재정위기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노조는 지난달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와 사측이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9월14일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지난달 31일과 이달 9일 노사 교섭이 진행됐으나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노사는 이날 오후 3시부터 4시20분까지 1차 협상을 가진 후 정회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양측이 기존 입장을 반복해 파업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으나 오후 8시 두 번째 협상에서 조금씩 접점이 나타났다.

한 번의 추가 정회 이후 오후 11시20분 세 번째 협상이 시작됐고 30분이 지나지 않아 협상이 성사됐다.

2017년 5월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합병한 후 매년 50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해오던 공사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1조1137억원의 적자를 봤다. 올해는 이보다 큰 1조6000억원 안팎의 적자가 예상된다.

노사는 노인·장애인·국가유공자 무임수송에 따른 손실을 국가가 지원하는 방안을 우선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가 운영하는 코레일과 같은 '60%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무임수송 손실은 2017년 3506억원, 2018년 3540억원, 2019년 3710억원, 2020년 2543억원이 발생했다.

다만 정부와 서울시는 재정 지원을 위해 공사의 강도 높은 자구책이 먼저라는 입장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국회 국토위가 공사 지원 입법에 적극적으로 나서도 기획재정부가 반대해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향후 코로나19 해소에 따른 운송 수익 증가, 요금 인상에 따른 효과 등도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관점에 따라 뼈를 깎는다고 표현할 정도의 공사 노력이 없다고 볼 수도 있기에 이 부분은 향후 더욱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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