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기싸움이 유엔 연설에서 이뤄졌다. 두 정상은 상대국을 직접 지목하지 않았지만우회적으로 견제하는 발언을 했다./사진=로이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1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공개 연설에서 기 싸움을 펼쳤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각각의 연설에서 '중국'과 '미국'을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두 정상의 연설 기조는 상대국의 견제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22일 머니투데이 보도 및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유엔총회 연설에서 기후변화, 전염병 대유행 등 국제문제 대응을 위해 동맹국, 파트너 등 국제사회의 협력을 미국이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또 미국 안보의 초점이 인도·태평양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중국 견제 의사를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는다면서도 부상하는 독재정권에 맞설 것이라며 동맹국의 협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동맹과 우방을 옹호하고, 약자를 지배하려는 강대국의 시도에 반대할 것"이라며 기술착취, 무력을 통한 영토 변경, 인권침해, 정보 왜곡 등을 언급했다. 아울러 미국의 안보 초점이 인도·태평양으로 이동했다고 밝히며 중국 견제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약자를 지배하려는 강대국', '독재정권'을 구체적으로 지목하지 않았고, 중국도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하지만 CNN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연설을 통해 중국 견제를 위해 군사력보다는 외교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1월 미국 대통령에 공식 취임 이후 국제관계의 미래를 '민주주의 대 독재체제'로 규정하고 중국, 러시아 견제를 위한 동맹국 협력 강화에 매진해왔다. 이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중국과 러시아, 특히 중국을 겨냥했다는 것이 CNN의 설명이다. 

시 주석은 화상을 통한 유엔총회 연설에서 "소그룹과 제로섬 게임을 지양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미국이 동맹국과 안보 협력을 맺고 중국 견제를 강화하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평화롭고 발전된 세계는 여러 형태의 문명을 포용해야 한다"며 "민주주의는 특정 국가에 귀속된 특별한 권한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과 러시아를 '반(反)민주주의' 국가로 규정하고, 국제사회의 공동대응을 강조하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특히 "외부의 군사적 개입과 함께 이른바 민주적 변혁은 부정적 결과만 불러온다"며 "중국은 절대 다른 나라를 침략하거나 괴롭히지 않고, 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의 아프간 철수로 아프간 수도 카불이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에 의해 장악되고, 난민 문제로 주변국이 곤욕을 치르는 등 각종 국제문제가 발생한 것을 지적하며 미국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