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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엄마 애란(장영남 분)에겐 어디 내놔도 자랑스러운 서울대생 아들 도훈(김강민 분)이 있다. 그는 아파트 단지내 엄마들에게 아들을 자랑으로 여기며 살고 있지만, 숨기고 싶은 비밀이 하나 있다. 바로 도훈이 조현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웃들에게 오랜만에 집에 돌아온 도훈이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온 것이라 둘러대고, 아들이 약을 제때 잘 챙겨먹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하곤 한다.
애란은 아들이 돌아오고 순조롭게 일상을 보낼 것 같았지만, 경화(김정영 분)가 이웃으로 이사를 오자 불안에 떨기 시작한다. 경화는 아들의 조현병을 알고 있는 유일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경화는 애란이 아들의 조현병으로 찾아갔던 병원에서 만난 이로, 경화 역시도 조현병을 앓는 아들을 두고 있었다. 아들의 병에 슬퍼하며 절망하는 애란과 달리, 경화는 사회의 시선을 받아들이고 이에 당당히 맞서려 하며 애란에게도 용기를 주곤 했다.
이웃에게 아들의 조현병을 애써 숨기지 않으려는 경화의 모습에 애란은 점차 불편해진다. 애란은 이웃 주민들의 시선을 의식하는가 하면, 친하게 지내며 의지했던 경화에게 점차 거리를 두기 시작한다. 그러다 동네에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고, 이웃 주민들은 경화의 아들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이 일로 인해 조현병 환자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고조되자 경화를 향한 애란의 신경은 더욱 날카로워진다.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F20'은 아들의 조현병을 숨기고 싶은 엄마 애란의 아파트에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아들을 둔 엄마 경화가 이사를 오면서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로, 'KBS 드라마 스페셜'에서 새롭게 시도해 이달 중 KBS에도 편성되는 TV시네마 중 한 편이다. '드라마 스페셜 2020-모단걸' '드라마 스페셜 2020-고백하지 않는 이유'의 홍은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영화는 아파트를 배경으로 조현병 아들을 둔 엄마가 주변의 시선들을 두려워 하는 모습을 담아냈다. 분양동 주민과 임대동 주민 사이 분란과 차별 속 명문대생 아들을 자랑으로 삼은 엄마가 치열하고 처절하게 아들의 병을 숨기려 하는 과정에서 긴장감이 폭발한다. 아파트 이웃들은 친근하게 느껴지고 그들과 나누는 대화는 일상적이지만, 엄마가 숨기고 있는 비밀은 낯설고도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유발하며 극에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
영화의 드라마가 서스펜스 스릴러로서의 장르적 묘미를 발휘하는 시점은 경화가 애란의 이웃 주민이 되면서부터다. 이웃 주민들은 경화의 아들이 조현병을 앓는다는 소문을 듣고 이를 애란에게 험담하듯 전하고, 애란은 자신의 아들의 병도 알려질까, 또 자신도 경화처럼 비난받을까 두려워지기 시작한다. 경화는 애란이 이를 숨기고 싶어하는 걸 누구보다 이해하지만, 애란은 그럼에도 경화에게 경계심을 드러내고 더욱 예민해진다.
영화의 서사와 인물들의 감정선도 매끄럽게 흘러가고, 배우들의 열연도 극의 몰입도를 더욱 높였다. 장영남은 아들의 조현병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싶은 엄마의 변화를 폭발적인 연기로 그려낸다. 아들의 조현병을 숨기려는 집착이 광기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리는 연기로 관객들을 압도한다. 김정영 또한 애란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경화 역을 통해 연기 내공을 또 한 번 실감하게 한다. 이밖에도 유서진, 이지하, 김미화 등 배우들 역시 아파트 주민 역으로 실감나는 생활 연기를 선보이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F20'는 조현병 질병 분류 코드를 제목으로 삼았다. 조현병을 극의 소재로 하는 만큼, 극에서는 이를 약물 치료 등을 통해 극복할 수 있는 질병으로도 이야기하지만, 애란이 아들의 조현병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싶을 만큼 뿌리 깊게 자리잡은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뒤따르는 현실을 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가족마저, 엄마마저 처절하게 숨기고 싶었던 아들의 질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려는 직접적인 메시지를 부각하기보다 배우들과의 시너지로 생생한 긴장감과 장르적인 묘미, 마지막 반전까지 탄탄하게 그려내면서 기대 이상의 서스펜스 스릴러물을 완성했다. 오는 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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