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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법 개정안 상정이 해양수산부와 해운사, 공정거래위원회 간 갈등으로 미뤄졌다. 갈등은 국회에서도 드러났다. 해수부는 산업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공정위는 허용 범위를 넘어선 불법 담합이라며 맞서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전날 열린 법률안 심사보고에서 "해수부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율이 필요해 해운법 개정안 상정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공정위 역할 빠진' 해운법 개정안 상정 연기
해운법 개정안은 해운사의 공동행위에 대한 규제 권한을 해수부가 갖고 공정거래법 적용을 배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공정위가 심사하고 있는 사건에까지 소급 적용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해운법 개정안은 농해수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으나 공정위와 해수부 간 갈등이 엿보이면서 본회의 상정을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개정안에는 원안에 있던 공정위 역할을 모두 빼 파격적이라고 볼 수 있다"며 "개정안이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후 공정위 반발이 심해져 최종 통과까지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해수부와 공정위는 해운사들의 담합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공정위는 국내·외 선사 23곳이 한국-동남아시아 노선에서 운임 담합을 벌였다고 봤다. 국내 선사는 ▲HMM ▲SM상선 ▲장금상선 ▲동영해운 ▲범주해운 ▲동진상선 ▲남성해운 ▲팬오션 ▲천경해운 ▲고려해운 ▲흥아라인 ▲흥아해운 등이다. 이들이 물어야 할 과징금 규모만 최대 5600억원에 이른다.
공정위는 해운업계가 공정거래법 19조에 따라 공동행위에 대한 공정위의 인가를 받아야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과징금 부과 카드를 내세우고 있다. 해운업계는 공동행위는 불법이 아니라고 반박한다. 해운법 29조 1항에 따라 정기선에 대해선 선사 간 운임·선박 배치, 화물의 적재, 그 밖의 운송조건에 관한 계약이나 공동행위를 할 수 있다.
해수부 "폭리 취한 적 없다" vs 공정위 "허용범위 넘어"
올해 국감에서도 해수부와 공정위의 신경전은 이어졌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전날 열린 농해수위 국감에서 해운사들이 '부속 협의' 120여건을 신고하지 않았다는 공정위의 주장에 대해 "(이에 대해) 이견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공정위와의 갈등을 인정한 셈이다.
문 장관은 지난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도 "공정위가 문제삼고 있는 15년 동안 화주들은 항상 우위에 있었으며 선사들이 공동행위로 폭리를 취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고 했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지난 4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해운선사들 담합 제재를 하겠다는 건 해운법 허용 범위를 넘어서는 부분에 대해 공정위 전원회의를 통해 심의를 받아보라는 것"이라며 "산업별 특성을 반영해 공동행위를 허용하는 것이 있지만 이 경우에도 절차와 요건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걸 충족하지 못하면 담합을 허용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폐해에 대한 안전장치를 없애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과징금 규모는 정해진 게 없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르면 이달 전원회의를 열고 과징금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해운사로부터 심사보고서에 대한 의견서가 제출되며 이달 전원회의 개최는 어려워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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