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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SK그룹이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계열사를 분할하거나 흡수합병하는 사업구조 재편과 함께 사명을 바꾸고 업(業)의 기본을 ‘친환경’으로 전환하는 등 근본적인 체질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자본을 앞세워 돈을 잘 버는 회사를 넘어 고객과 사회로부터 신뢰를 얻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최태원 회장의 ‘파이낸셜 스토리’에 기반한다는 평가다. 최 회장이 그리는 SK의 미래를 따라가 봤다.
사업 분할로 새 회사 설립
기업분할로 성장을 모색하는 대표적인 계열사는 SK이노베이션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0월 1일부로 배터리사업과 석유개발(E&P) 사업을 각각 물적분할해 ‘SK온’과 ‘SK어스온’을 출범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이번 분할 결정은 각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확보와 미래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는 구조 확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SK온은 이번 분사를 계기로 2030년까지 글로벌 선두업체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전 세계 생산거점에 연간 40GWh(기가와트시) 수준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2023년 85GWh, 2025년 220GWh, 2030년 500GWh 이상으로 확대시켜 나간다는 목표다. 투자금 확보를 위해 향후 기업공개(IPO) 절차도 밟을 예정이다. 업계에선 SK배터리의 상장 일정이 내년쯤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준 사장은 구체적인 상장 일정에 말을 아끼면서도 “밸류(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시점에 IPO를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SK온과 함께 새롭게 출범한 SK어스온은 앞으로 석유개발 사업 경험과 역량을 활용해 탄소 배출 최소화와 감축을 목표로 친환경 그린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방침이다.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도 에코엔지니어링 사업부 내 플랜트 건설사업을 물적분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에코플랜트는 환경사업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신설 법인은 하이테크 엔지니어링 전문회사로서 성장하는 구상이다. SK에코플랜트는 10월 중 이사회를 열고 12월 주주총회를 거쳐 사업부 분할의 내용과 일정 등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내년 초쯤 분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도 개편되나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그룹 지주사인 SK㈜가 SK스퀘어를 흡수합병해 ‘SK㈜-SK스퀘어-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벗어나 SK㈜가 하이닉스를 직접 지배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 측은 “(SK㈜와)합병 계획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국내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를 직접 지배할 경우 SK하이닉스 배당이 SK㈜로 직접 전달돼 지주사 가치를 제고하고 최대주주인 최태원 회장(지분율 18.44%)의 지배력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합병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가 하이닉스를 직접 지배할 생각이 없다면 SK텔레콤의 인적분할을 선택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며 “궁극적으론 SK㈜와 중간지주사 합병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SK㈜가 SK하이닉스를 직접 지배하면 최태원 회장에게도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며 “하이닉스 이익이 급증하는 양상인데다 배당금도 크게 증가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SK머티리얼즈는 배터리 소재 등 향후 고성장이 예상되는 사업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이번 합병을 통해 SK㈜의 기업가치도 높아질 전망이다. SK㈜가 목표로 한 ‘2025년 시가총액 140조원’ 달성의 기반이 마련되는 셈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SK머티리얼즈의 합병이 SK의 기업가치 증가에 기여할 것이기 때문에 이번 합병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SK㈜ 기업가치가 높아질 수록 앞으로 SK스퀘어 합병시 최대주주인 최태원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지분 희석이 줄어드는 장점도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SK㈜의 기업가치를 극대화한 뒤 궁극적으론 SK스퀘어 합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SK㈜가 시가총액을 현재의 7배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목표로 잡은 시점이 4년 후인만큼 이 시기를 전후로 합병과 관련한 작업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용어 설명
GWh : 1GWh는 100만 kWh. 통상 보급형 전기차의 배터리 용량은 60kWh이고 고출력 고급형 전기차는 90kWh 정도다. 따라서 1GWh는 보급형 전기차 1만6667대분이며 고급형의 경우 1만1111대를 만들 수 있다. SK온이 2030년까지 전 세계 생산거점을 통해 구축하겠다는 500GWh는 보급형 전기차 833만여대를, 고급형은 555만여대를 각각 생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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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기자
동행미디어 시대 산업1부 재계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