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주요 시중 은행장들과 만나 금융권과 빅테크 간의 규제차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사진=임한별 기자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주요 시중 은행장들과 만나 금융권과 빅테크 간의 규제차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승범 위원장이 지난 8월 취임한 이후 은행장들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 위원장은 2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은행장, 유관기관 등 은행업계 와의 첫 간담회에 참석해 은행산업의 발전방향과 주요 현안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고 위원장은 "공정한 경쟁에 기반한 금융혁신을 지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빅테크, 핀테크가 금융분야에 진출해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는 역할을 수행했으며 소기의 성과도 있었다"며 "금융혁신 과정에서 정부는 금융권과 빅테크 간 불합리한 규제 차익이 발생하지 않는 공정한 경쟁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지방은행과 빅테크·핀테크간의 업무제휴 등 다양한 협력방안을 고민해 지방은행의 경쟁력 강화 여건을 조성하고 은행권과 핀테크 기업이 공존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 마련을 통해 뒷받침하면서 디지털 금융감독이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감독방식 등도 함께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 위원장은 은행업의 위기감을 언급했다. 그는 "은행의 자산규모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사상최대의 수익을 거두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은 실현되지 않은 먼 미래의 일로 생각된다"면서도 "빅테크 계열 금융회사들이 상장과 함께 은행지주사의 시가총액을 뛰어넘고 저금리 상황에서 더 높은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자본시장으로 이동(Money move)하는 모습을 보면서 은행권에서도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절박하게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은행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 위원장은 은행이 디지털 전환에 대응할 수 있도록 변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미래의 은행은 단순히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것을 넘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은행·증권·보험 등 다양한 서비스를 고객의 니즈에 맞춰 제공하는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Digital Universal Bank)가 가능하도록 제도적 여건을 조성해 나간다는게 고 위원장의 목표다.

고 위원장은 "망분리 규제도 네트워크 연계성이 높은 우리 금융의 특수성을 고려하지만 단계적으로 합리화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며 "디지털화된 금융환경에서 핵심자산인 데이터를 보다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금융·비금융간 정보공유를 활성화 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변화된 환경에 대응해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할 수 있도록 은행의 겸영·부수 업무도 적극 확대하겠다"며 "은행이 '종합재산관리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신탁재산의 범위를 확대하고 다양한 방식의 신탁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부동산에 제한돼 있던 은행의 투자자문업을 전 상품으로 확대해 다양한 투자자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아 운영 중인 플랫폼 사업 등에 대해 사업의 운영성과와 은행업의 환경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은행의 부수업무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