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슨부터 바이든까지…교황 만난 역대 美 대통령들
케네디 전 대통령, 최초의 가톨릭 신자 대통령으로 교황과 만나
바오로 6세 교황, 역대 교황 최초로 백악관 방문
뉴스1 제공
1,944
공유하기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나면서 역대 미국 대통령과 전 세계 가톨릭의 수장인 교황간 만남에 관심이 모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30분 바티칸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나 90분간 대화를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 것은 이번이 4번째다. 가장 최근 방문은 2016년 4월 버락 오바마 정권의 부통령으로 재직했을 당시다.
바이든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제가 만난 가장 중요한 평화의 전사”라며 ‘대통령 첼린지코인(presidential challenge coin)’으로 불리는 기념주화를 선물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다음 번에 만날 때 동전이 없으면 교황이 음료수를 사야 한다고 농담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Oval Office)에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났을 때 찍은 사진이 놓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두 사람의 만남은 바이든 대통령이 낙태권에 대한지지 입장으로 인해 일부 미국 가톨릭 주교들이 ‘영성체(성찬식)’를 받아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두 사람은 낙태와 관련해선 논의되지 않았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의 역대 대통령 중 우드로 윌슨 전 대통령이 세계 1차대전 직후인 1919년 바티칸을 찾아 교황과 처음으로 만났다. 당시 교황은 베네딕토 15세였다.
당시 참석자들은 교황의 축복을 받기 위해 무릎을 꿇었지만, 가톨릭 신자가 아니었던 윌슨 전 대통령은 서 있으면서 두 사람간 대화는 어색하게 끝났다고 한다.
그 뒤 만남은 대공황과 세계 2차 대전을 거치면서 40년만에 이뤄졌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은 1959년 12월 요한 23세 교황을 만나기 위해 바티칸을 방문했다. 당시엔 미국 내에서 반(反)가톨릭 정서가 강했지만, 두 사람은 전 세계에 평화를 확산시키는 것의 중요성을 논의하면서 긍정적인 분위기를 보였다.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 이후 모든 미국 대통령들은 교황과 만나 왔다.
미국 최초의 가톨릭 신자 대통령인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은 선거운동 기간 "나는 가톨릭 대통령 후보가 아니라 민주당 대선 후보인데 마침 가톨릭 신자이기도 하다"라고 주장하기도 했었지만, 케네디 전 대통령이 바티칸에서 교황 바오로 6세를 접견한 장면은 여전히 미국 역사에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아 있다.
케네디 전 대통령과 바오로 6세 교황의 만남은 케네디 전 대통령이 암살당하기 4개월 전인 1963년 7월2일에 이뤄졌다. 케네디 전 대통령이 자동차를 타고 바티칸으로 향할 때 군중들로부터 열렬한 환호를 받았고, 교황은 미국에서 인종차별을 끝내기 위한 케네디 전 대통령의 노력을 칭찬했다. 당시 두 사람은 힘차게 악수를 나눴지만, 케네디 전 대통령은 교황의 반지에 입맞춤하는 것을 거부했다.
바오로 6세 교황은 1965년 10월 교황으로선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해 뉴욕에서 린든 B. 존슨 당시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 두 사람은 2년 후 크리스마스 즈음에 다시 만났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1969년,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은 1975년에 각각 바오로 6세 교황을 만났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1979년 10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백악관을 방문하면서 역대 교황 중 최초로 백악관을 방문하는 기록을 썼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1987년 요한 바오로 2세를 만난 것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회동했다. 냉전 시기였던 당시 요한 바오로 2세는 미국과 소련간 군비 경쟁 중단을 촉구하면서 기아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을 사용될 수 있는 “자원 해방”을 주장했다.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과 요한 바오로 2세의 만남은 긴장감이 넘쳤다고 한다. 당시 교황은 걸프전에 대해 “죽음의 씨앗”이라고 비판했고, 세인트루이스의 한 광장에서 2만명의 군중을 앞에 두고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아들 부시 전 대통령에게도 비슷한 메시지를 보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2004년 바티칸에서 부시 전 대통령과 만나 이라크전을 비판하며 “이라크 주권의 조속한 반환”을 촉구했다.
특히 요한 바오로 2세는 당시 이라크의 아부 그라이브에서 미국이 수감자들을 고문했다는 폭로를 언급하면서 “모든 사람들의 시민·종교적 양심에 문제를 일으킨 비열한 사건들이 드러났다”고 직격했다.
역대 대통령들과 교황 간에는 낙태권을 둘러싸고 의견 충돌을 빚기도 했지만, 역대 가장 긴장된 관계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프린치스코 교황간의 관계였을 것이라고 WP는 평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인 2016년 2월 “어디서든 벽을 쌓는 것만 생각하고 다리를 놓지 않는 사람은 크리스천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두 사람은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17년 5월 바티칸에서 만났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찬미 받으소서(Laudato Si)'라는 자신의 두 번째 회칙을 선물했다. 192쪽 짜리인 이 회칙은 환경과 인간 생태,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것이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파리 기후변화 협약 탈퇴를 준비 중이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뉴스1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