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email protected]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최근 연설 등에서 밝힌 한국전쟁(6·25전쟁) 종전선언에 대한 입장을 '기대감'이나 '화답'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단 지적이 제기됐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4일 통일연구원 주최 '종전선언의 의미와 실현방안' 학술회의에서 "북한은 조건 없이 종전선언이 실현된다고 해도 실제 얻을 것보다 잃을 게 더 많을 수 있다. 현 상황에서 종전선언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대단히 적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김 총비서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 담화에 등장한 종전선언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화답이라기보다 안정적인 대내 환경을 마련하려는 적극적인 상황관리 노력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대외적으론 '2중 기준 및 적대정책 철회' 요구를 정당화하고 우리나라와 미국이 요구하는 '조건 없는 회담' 제안에 대한 책임을 돌리려고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북한 입장에선 아무 조치 없이 종전선언을 했을 경우 비핵화를 압박하는 기약 없는 북미 대화에 임해야 한다며 "자칫 '제2의 하노이 트라우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북이 종전선언에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라고 진단했다.

김 총비서는 지난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의 두 번째 정상회담에서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폐기의 대가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북 경제제재 해제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했다.


김 교수는 종전선언 이행에서 가장 기본적인 우려와 장애물은 여전히 비핵화의 늪에 빠져 있단 것이라며 북한의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어떻게 분리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종전선언은 비핵화 대화 재개의 시작이 아니라 정전협정 틀 속에서 지켜온 '법적인 평화'의 모호성을 줄이고 '사실상의 평화'를 만들기 위한 시작점이 돼야 한다고말했다.


김 교수는 "종전선언 논의와 실현을 위해 우선 남북관계 차원에서 합의사항 이행과 관계 복원, 그리고 북한의 호응을 끌어내 지지를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며 "한미연합훈련이나 군비증강 등에 관한 선제적 일방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견해도 제시했다.

이런 가운데 학술회의에선 종전선언 실현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이정철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북한이 최근 한미 군사연습 중단과 2중 기준 철회를 대화 재개의 선결조건으로 제시한 점을 들어 "북한에 종전선언 체결을 설득하기 위해선 최소한 내년 3월 한미군사연습 취소에 대한 한미의 원론적 입장이 견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종전선언에 대해 '종잇장에 불과하다'면서도 의미가 있다는 표현을 썼단 점이 설득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2019년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만들었던 종전선언 초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우리 쪽에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유화적 조치를 취한다면 북한도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 교수는 종전선언을 정상 간 회담 결과로만 상정하는 게 아니라 총리·장관·안보실장급 수준에서 하는 방안도 있다며 장관급에서 종전선언을 한다면 정상 간 화상회담을 병행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왕선택 한평정책연구소 글로벌외교센터장은 "북한이 요구하는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는 본질적으로 성격이 애매모호한 만큼 그들이 정치적 결단을 내리면 해결이 가능한 부분으로 평가한다"며 "김 총비서를 감정적으로 자극하는 발언이나 행동은 하지 않는 게 북한을 설득하는 데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은 조건만 맞으면 종전선언에 나올 준비를 이미 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도 말했다.

왕 센터장은 종전선언을 위해선 국내 보수 진영을 설득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당파적 진영 논리 구조를 쇄신하고 초당적 협력 체제를 구축하지 않을 경우 효과적인 대북 정책 전개는 불가능하다는 게 왕 센터장의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종전선언 체결 전략에선 남북한과 미국·중국 등 4자가 참여하는 게 중요하다며 연내 계획된 미중 정상회담 결과가 변수가 될 수 있는 만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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