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커뮤니티에 첼시 스카우트 레이더망에 수원 삼성 이기제(왼쪽)가 있었다는 글이 올라와 주목을 받았다. 오른쪽 사진은 첼시 스카우트의 종이에 기록된 이기제의 이름. /사진=뉴스1, 히스토리 유튜브 캡처
첼시 유명 스카우트의 레이더망에 현 수원 삼성 블루윙즈 소속 이기제가 있었다는 내용이 공개됐다. 해당 소식에 이기제는 "재미있는 소재지만 당시 특별한 접촉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첼시는 아니지만 현재 이기제는 사회복무요원으로 군복무 후 성인 국가대표에 처음 발탁돼 남다른 축구 커리어를 쌓고 있다.

최근 축구 커뮤니티 'FM코리아'에는 이기제가 첼시로 이적할뻔 했다는 글이 게재돼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글에는 유튜브 채널 '히스토리'에서 지난 2018년 유튜브에 올라온 전설적인 첼시 스카우트 데 비세르의 다큐멘터리 영상이 캡처돼 있었다. 데 비세르는 지난 2005년부터 첼시 스카우트로 활동하며 아르옌 로벤, 디디에 드로그바, 마이클 에시엔, 케빈 데 브라이너 등을 영입한 스카우트다.

영상에는 데 비세르가 지난 2011년에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 선수들로 드림팀을 적어 놓은 종이가 공개됐다. 종이엔 쿨리발리, 버틀란드, 오리올 로메우, 오스카 등 유명 선수들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이중 이기제의 이름도 드림팀에 포함돼 있어 큰 관심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머니S는 이기제 측에 문의했다. 이기제 측은 "이기제도 해당 소식을 듣고 미소를 지으며 흥미로워했다"고 전했다. 다만 "첼시 측에서 별 얘기가 없었고 월드컵이 끝나고 러시아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오퍼가 있었지만 무산된 전례는 있다"고 설명했다.

이기제는 지난 2012년 일본 J리그 시미즈 S펄스에서 21살의 나이에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평범해 보이는 커리어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이기제는 훗날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30살 이후에 성인국가대표팀에 처음 발탁되며 결코 쉽지 않은 축구 인생을 살았다. 당시 21살의 이기제는 본인의 미래를 알았을까.


이기제는 지난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U-22(22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다. 하지만 이후로는 국가대표와 인연을 오랫동안 맺지 못했다. 시미즈에서 뛰던 이기제는 2015년 한 시즌 동안 호주 뉴캐슬 유나이티드 제츠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이후 2016년 울산 현대에 입단하며 국내에서의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팬들 사이에서 한때 성인 국가대표 후보로 언급될 만큼 주목을 받았지만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는 못했다. 매번 새로운 선수들이 떠오르는 국가대표 라인업에 이기제가 들어갈 곳은 없었다.
이기제는 지난 2011년 20세 이하 월드컵에 출전했다. 사진은 U-20 대표팀 시절의 이기제. /사진=뉴시스
지난 2017년 주전 경쟁에서 밀린 이기제는 이듬해인 2018년 수원으로 이적하며 활로를 모색했다. 수원은 김민우가 상무로 입대해 약해진 포지션을 이기제로 대체했다.

이기제는 2018년 19게임 출전 2골 3도움을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는 2018년 시즌을 마친 뒤 상무 입대를 준비했다. 하지만 부상 이력, 적지 않은 나이 등으로 상무행에 실패했다. 결국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하며 K3리그 김포시민축구단에서 실력을 가다듬었다.

이후 2020년 9월 이기제는 수원으로 복귀했지만 그의 활약을 기대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공백 탓에 몸상태가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지만 그는 같은 해 K리그가 끝난 후 열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수원의 8강행에 일조하며 이듬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30살이 넘는 나이에 첫 성인 국가대표에 발탁됐지만 이기제의 축구인생은 아직 많은 날이 남아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수원에서 활약할 당시의 이기제. /사진=뉴스1
2021년은 이기제의 해였다. 2020년 7월 팀을 떠난 홍철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수원에서 이기제는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크로스는 정확했고 프리킥은 날카로웠다. 지난 9월23일 K리그1 18라운드 광주와의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프리킥 득점을 성공시키며 극적인 4-3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이후 31라운드에서는 금주의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시즌 초반부터 활약했던 이기제는 지난 5월 30세(만 29세319일)의 나이로 성인 국가대표팀에 최초로 발탁됐다. 이기제는 지난 6월5일 2022 FIFA 월드컵 카타르 아시아 2차 예선 투르크메니스탄전에 후반 27분에 홍철과 교체 투입되며 한국 나이로 서른을 넘기고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 6월9일 스리랑카전에서는 선발로 나서기도 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이기제 측은 "군대를 갔다 와서 대표팀 생각이 없었는데 발탁돼 기뻤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이기제는 국가대표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에선 5·6차전에 참가하는 명단에 이기제 이름은 없었다. 이기제 측은 "나름대로 크로스와 킥에 만족하지만 포인트가 아쉬웠던 것 같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하지만 태극마크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며 축구 인생의 더 화려한 꽃을 피우길 원한다.

첼시와 연은 없었지만 이기제의 축구 커리어는 어떤 선수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조금은 뒤늦게 알려졌지만 수원 팬들은 앞으로 그의 행보에 이전과는 다른 큰 관심과 지지를 보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