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중증 460명…"감당 한계 500명 턱밑, 서킷 브레이커 준비해야"
수도권 중환자병상 가동 70.5%…비상계획 기준 75% 근접
유행 속도 급격히 빠르면 이달 중 위드코로나 중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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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시행 열흘 만에 위기가 찾아왔다. 국내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규모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위험 수위에 다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유행과 중환자·사망자 급증 우려를 생각하면 하루빨리 비상계획, 이른바 '서킷 브레이커' 발동 준비에 나설 때라고 주장했다. 국민 일상을 회복하려다 의료 체계가 붕괴되면 그 피해 역시 국민에 돌아간다는 의미다.
이에 정부는 현재 의료적 대응에 큰 문제 없다면서도 앞으로 위중증 환자의 증가 속도가 중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일상회복, 위드코로나 상황을 평가할 지표 선정에 있어서는 신중한 모습이다.
◇위중증 환자 460명 역대 최다…관리 가능한 500명에 육박
위중증 환자는 코로나19 확진 후 증세 악화로 자가 호흡이 어려워 고유량(high flow) 산소요법, 인공호흡기, ECMO(체외막산소공급), CRRT(지속적신대체요법) 등으로 격리 치료를 받는 환자를 지칭한다.
1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460명이다. 8월 25일 434명을 뛰어넘는 역대 최다 규모다. 위중증 환자 수는 9월부터 11월 초까지 300명대를 유지하다 6일 411명으로 오른 뒤부터 400명대가 계속됐다. 최근 일주일(11월 4일~10일) 365명→382명→411명→405명→409명→425명→460명 추이를 보였다.
환자 460명 중 대부분은 60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60대가 136명(29.57%)으로 가장 많았고 70대 130명(28.26%), 80세 이상 115명(25%)이다. 또한 확진자가 많은 수도권에 79.6%인 366명이 몰려 있으며 여유 병상도 점차 줄고 있다. 수도권 중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은 9일 오후 5시 기준 70.5%로 인천 73.4%, 서울 71.3%, 경기 68.4%에 달했다.
정부는 위드코로나 결정 당시 주요 방역지표로 '위중증 환자 수'를 꼽았었는데 수도권 중심으로 가파르게 늘고 있다. 위드코로나를 중단하고 유행 안정화를 위한 '비상계획' 기준으로 중환자실 병상가동률 75% 이상을 제시했었는데 근접한 상황이다.
비상계획이 발동되면 방역패스(접종 증명·음성 확인제) 확대, 사적 모임·행사 규모 및 영업시간 제한, 취약시설 면회 금지, 병상 확보 및 재택치료 확대가 한 달 이상 이뤄진다. 큰 틀의 내용만 공개한 정부는 전문가 논의와 종합적 상황 검토를 거친 뒤 비상계획 관련 세부 지표를 오는 16일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전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코로나19 중환자 및 사망자 수, 감염재생산지수 등 여러 방역지표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악화하고 있어 조마조마한 심정"이라며 "아직 의료대응 여력이 남아있지만 모임이 활발해지고 계절적 요인이 더해지면 지난해 말과 같은 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의료 역량 보다 빠른 유행 속도가 관건…서킷브레이커 준비해야
정부는 위중증 환자 500명까지는 관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와 전문가 모두 우리 방역·의료가 감당하지 못할 만큼 증가세가 빠르면 문제라고 했다. 이런 일을 막으려면 의료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도 동의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방역수칙을 어떻게 풀어주느냐보다 위중증·사망 환자 수가 늘어나는 게 큰 문제다. 5000명 발생보다 중환자 1000명이 더 심각한 일인데 1000명이 넘으면 의료의 질이 떨어진다"며 "수도권 상황을 경계하며, 비상계획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도 "5000명 발생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가 문제다. 증가세를 둔화시키며 위기상황을 대비해야 위드코로나의 연착륙이 가능한데 지금 상황은 상당히 위험한 수준"이라며 "긴장감이 이미 다 풀려있다. 확진자·위중증 환자·사망자 전부 급격히 늘면, 이달 안에 위드코로나 그만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5일 수도권 종합병원에 하루 7000명의 확진자 발생도 감당할 수 있는 병상을 확충해 달라고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약 70억원을 들여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 인공호흡기 등 중환자용 의료기기를 도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수도권에만 별도 비상계획을 적용할 수 있느냐는 질의에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비상계획은 전국적인 유행 규모·양상, 의료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자문을 거쳐 시행 여부·내용 등을 결정한다"고 원론적 입장을 고수했다.
◇전문가 "정부 현장 너무 몰라…버틸방안 빨리 마련해야"
전문가들은 정부가 현장을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인력이 부족한 상태며, 갈수록 늘 확진자를 일선 병원이 부담하는 형국인데 책임지겠다는 것은 무엇인지 설명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방역 완화에 따른 코로나19 감염 및 위중증·사망까지의 피해는 감염 취약계층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그 피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탁 순천향대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병상은 무한대로 늘릴 수 없을뿐더러 확보하더라도 인력은 단기간 내 확보할 수 없다. 다른 중환자 병상과 정규수술은 줄여야 한다"며 "간접폐쇄 비용은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 늦지 않은 시점, 서킷브레이커(비상계획)를 발동할 수 있도록 미리 설명하고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도 "전문가도 확진자가 얼마만큼 늘지 예상할 수 없다. 일상회복 영향은 이번 주 중반부터 다음 주까지 나타날 텐데 그때 확진자 증가를 확인해야 구체적인 지표를 마련할 수 있다"며 "언젠가는 7000명 발생할 만큼 확산세가 거센데 빨리 올 수 있어, 준비해야 한다. 이게 일상회복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민간병원 도움이 있어야 중환자 전담 병상을 유지할 수 있다. 정부가 양해를 구하고, 앞으로 1~2년 더 힘들 수 있다고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며 "비상상황이 오지 않게 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방역 완화를 하지만 이 방법 역시 불확실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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