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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가화만사성은 ‘가림 기자가 화학 이야기 만 가지를 사사건건 성실히 알려주는 코너’입니다. 왜? 어떻게? 궁금한 건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숨어있는 화학의 역할과 원리를 대신 실험해드립니다.
우리가 흔히 걸치는 맨투맨, 정장, 셔츠 등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이들 의류 제품엔 모두 플라스틱 관련 소재가 들어있다. 동·식물성 재료를 화학약품과 함께 녹인 후 섬유질과 섞은 옷감도 있지만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옷감은 플라스틱이 주원료다.
우리는 빨래하기 전 옷 라벨을 살펴보며 세탁 방법을 확인하곤 한다. 이때 라벨에 ‘폴리에스터 97%’ ‘나일론 77%’ ‘아크릴 섬유 100%’과 같은 단어를 볼 수 있다. 폴리에스터와 나일론, 아크릴 등은 플라스틱을 가공한 합성섬유다.
폴리에스터·나일론 없인 패션도 없어
대표적인 옷 소재로 폴리에스터가 있다. 폴리에스터는 70% 이상이 플라스틱으로 이뤄져 있다. 페트병에도 폴리에스터가 들어간다. 이 소재는 솜과 같은 천연섬유와 섞이면 구김이 적고 빨아도 쉽게 형태 틀어짐이 거의 없는 특징을 갖고 있다. 모양 변형이 없는 특징 때문에 활동량이 많은 직장인들의 정장 소재에도 많이 사용된다. 가볍고 건조도가 매우 높아 셔츠나 블라우스 소재로도 사용된다.
폴리아미드도 옷에 주로 사용되는 소재다.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용어는 아니어서 친숙하게 다가오진 않는다. 폴리아미드의 또 다른 명칭인 ‘나일론’을 들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나일론은 ‘거미줄보다 가늘고 강철보다 질긴 기적의 실’로 잘 알려져 있다. 광택이 좋아 패딩 겉 표면으로도 자주 쓰인다.
옷에 정전기가 자주 난다면 아크릴 섬유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 아크릴 섬유는 가볍고 보온성이 뛰어나 니트의 소재로 주로 활용되고 있다. 정전기가 많이 발생해 주변의 자잘한 먼지들이 매우 잘 붙는다.
겨울철 패딩 모자에 달린 털도 아크릴이나 폴리에스터로 만든다. 모피 사용 반대가 심해지면서 합성섬유로 제작한 페이크 퍼(Fake fur) 수요가 늘고 있다. 폴리우레탄은 기존 고무실에 비해 강도가 3배 정도 높다.
원래 길이의 5~8배나 늘어날 수 있으며 곧바로 원상태로 돌아가는 특성이 뛰어나다. 섬유산업에서 가장 높은 부가가치를 지녀 섬유의 반도체로 불리기도 한다. 다른 섬유와 혼방 시에 5%만 사용하더라도 짱짱한 탄성을 갖는다. 레깅스와 스키니진은 폴리우레탄이 없었다면 탄생할 수 없었던 제품이다.
합성섬유의 또 다른 이면 ‘미세플라스틱’
국내 최대 폴리에스터 생산업체는 휴비스다. 생산규모는 연 75만톤이다. 효성티앤씨, 티케이케미칼도 이 소재를 생산한다. 태광산업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아크릴을 공급하고 있다. 연간 생산능력은 6만4800톤이다. 나일론은 태광산업과 효성티앤씨가 생산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편리함에는 환경문제가 따라온다. 플라스틱을 가공한 합성섬유는 우리가 입는 의류의 약 60%를 차지한다. 이 옷을 입고 빨수록 섬유가 마모돼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이 배출된다. 합성섬유는 땅에서 썩지 않으며 분해과정에서 많은 유해 물질이 나온다. 국제자연보전연맹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 오염의 35%가 합성 의류와 직물로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목화솜, 실크, 모 등 천연재료 옷을 입는 방법이 있지만 쉽지만은 않다. 소재부족으로 합성섬유 없이 천연재료로만 전인류의 옷을 만들 수 없는 데다 천연섬유 옷은 가격도 더 비싸다. 결국 합성섬유 소재 의류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단 얘기다.
국내 기업들은 친환경 패션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휴비스는 국내 최초로 생분해 폴리에스터 섬유를 개발해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의 스웻셔츠 소재로 공급하고 있다. SK케미칼과는 국내 첫 케미칼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원사 생산에 나섰다. 효성티앤씨는 폐어망을 재활용한 나일론 ‘마이판 리젠’,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폴리에스터 ‘리젠’을 운영하고 있다.
태광산업과 티케이케미칼은 국내에서 버려진 페트병을 수거해 고순도 플레이크를 만들고 이를 활용해 리사이클 원사를 생산·브랜드화에 나서고 있다. 태광산업은 친환경 원사 ‘에이스포라 에코’, 나일론 폐기물을 재활용한 ‘리사이클 나일론’, 페트병을 재활용한 ‘리사이클 폴리에스터·나일론’을 개발했다.
티케이케미칼은 리사이클 폴리에스터를 생산하고 있다. 다만 국내 화학섬유 기업들의 국산 재활용 원사 비중은 아직 한 자릿수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리사이클 원사 생산수율은 60% 수준”이라며 “국내 페트병 리사이클 섬유 생태계 조성에 조금 더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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