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무선충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닛산의 IDS 무선충전 콘셉트. /사진=닛산
▶ 기사 게재 순서
(1) 바퀴 조향의 신세계 열렸다
(2) “주차걱정요? 그런 거 없어요”
(3) 주차만 해도 ‘꽉’꽉… 자동차도 ‘무선충전’ 시대


전기자동차의 가장 중요한 구매요인으로 꼽히는 건 ‘충전’이다. 짧은 주행거리 대비 긴 충전시간과 부족한 충전 인프라는 전기차가 극복해야 할 최대 단점으로 꼽힌다. 현재는 주로 플러그를 직접 꽂아 충전하는 유선충전방식을 쓰는 만큼 제약사항이 많다. 하지만 주차를 하거나 도로 위에 잠시 정차하는 순간에도 충전이 가능토록 하는 ‘무선충전’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정부와 각 기업은 기술 개발과 인프라 확대를 위한 움직임에 분주하다. 다만 효율성, 구축비용, 전자파 등 해결 과제도 상당하다. 자동차 무선충전 기술은 어디쯤 왔을까.

車 멈추는 곳은 ‘충전소’




내연기관차 시대가 점차 저물고 전기차 시대로 전환이 빨라지면서 ‘충전’은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얼마나 더 빨리, 얼마나 더 효율적으로 충전이 가능한지 여부가 전기차의 성공을 가를 만큼 중요해졌다. 나아가 무선충전을 통한 편리성 제고의 시대까지 다가오고 있어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을 더 기대하게 만든다.

전기차 무선충전은 각 기업들도 주목한다. BMW는 2018년 7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530e i퍼포먼스 모델에 무선충전 옵션을 리스 형태로 제공했다.


기술기업 콘티넨탈은 같은해 2월 자동 무선충전 시스템을 공개했다. 이 시스템은 정밀도를 높인 ‘자기(Magnetic) 위치 시스템’ 기반의 마이크로 내비게이션 솔루션. 충전 패드 위에 눈이나 낙엽이 덮여 있어도 배터리를 정확히 감지하는 기술이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제네시스가 대표적이다. 제네시스는 올 4분기부터 무선 충전 인프라 시범 사업에 첫 전기차 GV60를 활용한다. 이 사업은 주차장 바닥에 무선 충전이 가능한 인프라 시스템을 구축하고 차가 해당 시스템에 진입 시 비접촉 형태로 충전이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제네시스는 주요 거점 등에 무선 충전 인프라 시스템을 구축하고 무선 충전 기능을 추가한 시범 사업용 GV60를 통해 관련 사업을 위한 데이터를 축적할 계획이다.

이밖에 미국에서는 퀄컴 헤일로(Qualcomm halo)가 도로주행 시에도 무선으로 충전하는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는 카이스트 셔틀버스, 대덕특구 순환노선 무선충전 전기버스, 서울대공원 순환노선 등도 운행 중이다.


전기차 솔루션 개발공급업체 이비올의 이후경 대표는 “어느 산업이든 사용자가 편리한 쪽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전기차 충전 역시 유선→무선 이동은 방향성이 확실하다”고 짚었다.
전기자동차 무선충전 시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효율성·구축비용·전자파 등은 해결과제



최근에는 현대차의 ‘전기차 무선충전 서비스’가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 심의위원회’의 승인을 받았다.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무선충전 서비스’는 충전 수신기를 장착한 전기차가 주차장 주차면에 설치된 무선충전 송신기를 통해 무선 충전하는 서비스다.

무선 충전은 85KHz 주파수 대역을 이용한다. 국내 전파법상 해당 주파수 대역은 전기차 무선충전용으로 분배되지 않아 사용할 수 없었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실증특례를 승인했다. 기존 유선 완속충전기 대비 충전 고객경험 관점에서 사용자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킨 신기술로 전기차 보급확대와 전후방산업 활성화가 기대된다면서다. 현대차의 이 기술은 전기차 제네시스 GV60에 적용돼 시범사업이 진행된다.

전기차 무선충전 기술이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가운데 한국의 기술이 국제표준화 주도에 근접한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에 따르면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에서는 한국이 제안한 3종, 일본이 제안한 3종 등 6종의 국제표준안에 대한 기술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일본의 표준안은 출력 11㎾ 이하의 무선충전에 대해서만 규정해 기술 성장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한국이 제안한 50㎾ 이상 고출력 무선충전 기술에 대한 국제 표준안은 지난해 12월 국제표준 제정의 첫 관문인 신규작업과제(NP) 채택 절차를 마쳤다.

50㎾급 무선충전이 상용화되면 약 1시간 만에 배터리 용량의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교차로 등에서 신호 대기 중 약 1분의 충전으로도 4~5㎞를 주행할 수 있는 전력 충전이 가능한 수준이다.

전기차 무선충전시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효율성·구축비용·유지비·전자파 등 해결과제도 산더미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앞으로 전기차 충전은 유무선이 복합적으로 운용될 가능성이 크다. 공간, 지면, 사회적 합의, 구축비용 등 각종 제약이나 한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라며 “유선보다 떨어지는 충전 효율과 사람에게 치명적인 전자파 문제 등도 앞으로 기술적으로 극복해야할 과제”라고 분석했다.

국내 자동차산업 연구 부문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선우명호 고려대 석좌교수도 비슷한 시각이다. 그는 “전기차 무선충전 효율은 전기차와 패드 사이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기 때문에 (충전기와 차가) 얼마나 가까이 붙이느냐가 관건인 만큼 언덕, 과속방지턱 등 장소에 따라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이어 “관련 설비를 땅에 매설해야 하는데 홍수·지진 등 각종 자연재해에 따른 문제도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며 “기술 진화 속도가 빠른 만큼 이에 맞게 전환도 필요하지만 문제점을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는 것 역시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