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비축유 함께 푼다…文정부 '경제안보 동맹외교' 첫 발
전문가 "바이든호 '동맹기여론' 부합…'반대급부' 요청 명분 확보"
'대중 견제' 부담 없고 다만 러시아는 우려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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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문재인 정부가 24일 미국이 제안한 비축유 공동방출에 동참하기로 결정하면서 한미간 '경제안보 협력'의 첫발을 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날 "최근 급격하게 상승한 국제유가에 대한 국제 공조의 필요성과 한미동맹의 중요성, 주요 국가들의 참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미국의 비축유 방출 제안에 동참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비축유 방출 규모와 시기, 방식 등은 추후 구체화될 예정"이라며 "단 과거 국제에너지기구(IEA) 국제공조에 따른 방출 사례와 유사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 2011년 '리비아사태' 당시 치솟는 유가에 비축유의 약 4% 수준인 346만7000배럴을 방출한 바 있다.
최근 국제유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두바이유 기준 지난 1월5일 배럴당 50.5달러에서 지난 22일 기준 78.4달러로 50% 이상 가격이 상승했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는 민심을 다잡기 위한 최우선 선결과제 중 하나였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1년 전보다 60% 이상 올랐다. 또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최근 1년 사이 6.2% 상승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
워싱턴포스트와 ABC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41%로 나타났다. 이는 취임 이후 최저치다.
이번 우리 정부의 비축유 방출 동참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 OPEC 산유국 연합체인 OPEC플러스(+)의 반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특히 OPEC플러스 측은 원유 증산 계획을 재고하고, 동참국가에 보복을 가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까지 날린 상황.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우리 정부의 '비축유 공조'는 한미 양국이 안보 동맹을 넘어 경제안보 협력, 즉 '포괄적 동맹'으로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는 전례를 남겼다는 평가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는 일종의 '동맹 기여론'을 바탕으로 쉽게 말해 기여에 따라 순위를 매기고 지분을 나누는 모양새"라며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가 미국에게 기여할 수 있는 건 하고 향후 '반대급부'를 요청할 수도 있는 것이다. 적절한 판단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의 이번 결정에는 세계 2위의 원유소비국인 중국도 비축유 방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 미중패권 경쟁 속 '전략적 모호성' 정책을 취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부담을 한결 덜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비축유 공동방출에 따라 원유 판매에 대한 재정의존도가 높은 러시아는 루블화 하락 등 경제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에 대한 '보복'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기류도 감지된다.
박 교수는 "비축유 공동방출은 예를 들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같은 문제와는 결이 다르다"며 "러시아에서 불편하게 생각할 수는 있지만 한국에게만 문제를 제기하기에는 명분이 없다. 한국은 일본과 인도 등과 함께 참여했고 원 오브 뎀(one of them)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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