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사진=뉴스1
우려가 현실이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4000명을 넘어섰다. 위중증 환자 수는 누적 600명에 육박하면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수도권에서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0%를 이미 넘어섰고 병상 배정 대기자도 800에 이른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4일 오전 비상계획 조치를 언급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이미 유행이 본격화됐다며 늑장 대응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확진자 4000명대 '역대 최다'… 위중증 환자도 역대 최다 기록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등에 따르면 24일 0시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유입 이래 가장 많은 4116명이다. 해외 유입 확진자를 뺀 국내 발생 확진자는 4088명으로 역시 사상 최다 수치다.

최근 고령자와 요양병원·시설 등 감염 취약시설을 중심으로 감염이 늘면서 위중증 환자도 역대 가장 많은 586명으로 집계됐다. 전날(549명)에도 역대 최다였는데 하루 새 37명이 늘면서 기록을 경신했다.


확진자는 수도권에 집중됐다. 이날 수도권 확진자는 서울 1730명, 인천 219명, 경기 1176명으로 총 3125명이다. 전체 국내확진의 76.4% 비중이다. 수도권 집중 현상도 그동안 추세적으로 이어진 현상이다. 다만 그 규모가 일상회복 이후로 크게 불어난 셈이다.

당초 정부는 일주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5000명, 위중증 환자는 500명 아래로 유지되면 의료체계 붕괴 없이 유행을 관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정부의 기대와 달리 고령층·고위험군에서 돌파감염 사례가 증가하면서 위중증 환자가 예상보다 급격히 늘었다.


수도권 병상 상황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23일 오후 5시 기준 전국의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1135개 중 806개(71%)가 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만 따로 보면 전체 중환자 병상 696개 중 582개가 가동 중으로 가동률은 83.7%다. 지역별로는 서울 86.4%(345개 중 298개), 경기 81.2%(271개 중 220개), 인천 81%(79개 중 64개)다.


병상 배정 대기자는 수도권에서 1일 이상 배정을 대기하는 인원은 총 778명이다. 대기일 기준으로 1일 이상은 250명, 2일 이상 210명, 3일 이상 182명, 4일 이상 136명으로 나타났다.

이에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어렵게 시작한 단계적 일상회복이 첫 번째 고비를 맞았다"며 "수도권만 놓고 보면 언제라도 비상계획 발동을 검토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만약 실제로 수도권에 비상계획이 발동되면 일상은 다시 멈추게 된다. 다시 거리두기 등 방역조치가 강화될 수 있다.

일부 지역에 대해서만이라도 비상계획을 발동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비효율적'이라 봤다. 유행 집중 지역을 중심으로 방역을 강화할 수는 있지만 시설 방역 강화를 비롯해 시간·모임 제한과 같은 거리두기를 포함한 비상계획은 전국 단위로 시행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위중증 환자가 500명, 수도권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이 75%를 초과한 상황에서도 비상계획 시행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병상을 추가로 확충하고 상태가 호전된 중환자를 다른 병실로 옮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고령층과 요양병원·시설 추가접종과 시설 방역 강화가 더 시급하다고 봤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24일 정부세종청사 국무조정실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김 총리 "재택치료 안착과 추가접종 중요… 의료대응 회복 총력"

김부겸 총리는 재택치료 안착과 추가접종을 거듭 강조했다. 수도권 의료대응 여력 회복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김 총리는 "재택치료는 단계적 일상회복을 뒷받침할 의료대응의 큰 축이지만 아직 현장에서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주 재택치료자 비율이 20%를 밑돌았고 직전 주에 비해 오히려 줄었다"고 우려했다.

이어 중수본과 방대본에 "지금의 환자 분류와 병상 운용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재평가하고 우리 의료대응체계를 '재택치료 중심'으로 신속히 개편하는 일에 집중해달라"며 "개편 과정에서 무증상·경증 환자가 집에서 치료받더라도 안심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보완해달라"고 주문했다.

김 총리는 또 "최근 2주간 60대이상 확진자 중 예방접종을 완료한 분의 비율이 80%를 넘고 있다. 접종효과가 급격히 떨어져 있음을 방증한다"며 "현 상황에서 추가접종은 '추가'가 아니라 '기본' 접종의 연장선으로 이해해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국민 여러분께서는 '세 번째 접종'을 마쳐야만 비로소 예방접종이 마무리된다는 생각으로 다가오는 일정에 맞추어 추가접종에 적극 동참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주 말까지가 단계적 일상회복 1차 개편을 한 이후에 4주차인 상황이 되기 때문에 금주말까지 4주간의 상황을 종합하여 위험도를 질병청에서 평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그 전에도 위험도가 계속 올라가는 상황인지라 위험도의 변동이 크게 생기는 것인지에 대해 현재 방대본을 중심으로 평가하면서 정부 내에서 협의 중"이라며 "방역 강화 조치들을 어떻게 할지 구체적 시점은 지금까지 위험도 변동 상황과 4주 전체의 상황들을 총괄 평가하면서 결정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방역패스 강화 조치도 정부가 꺼낼 수 있는 유력한 카드다.

방역 당국은 최근 수도권 위험 단계를 '매우높음'으로 평가하고 추가접종 기간 단축을 고려한 접종자 방역패스 유효기간 설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접종 후 시간이 지날수록 예방효과가 떨어지는 만큼 이들의 감염 가능성을 낮추는 한편 추가접종을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접종률이 낮은 아동 청소년을 겨냥한 방역패스 강화 대책이 나올 수도 있다. 지난 23일 기준 12~17세의 접종 완료율은 15.4%에 그친다. 최근 18세 이하 감염 증가가 전체 확진자 수 증가로 연결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해당 연령대에 대한 방역을 방역패스를 통해 강화할 수 있다.

김 총리는 "아동‧청소년층의 백신접종률도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 걱정"이라며 "수도권에서도 전면등교가 시작됐고 대입 수능이 끝난 수험생의 학교 밖 활동도 많아지는 시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부모님들께서는 자녀들이 코로나 걱정 없이 안심하고 학교생활에 전념할 수 있도록 아이들 예방접종에 적극 나서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24일 오전 코로나19 거점전담 병원인 경기도 평택시 박애병원 상황실 현황판에 병상가동률이 97%를 가리키고 있다. /사진=뉴스1

전문가들 "이미 늦었다… 거리두기 강화해야"

전문가들은 이미 수도권의 병상 상황은 포화 상태라며 비상계획을 발동해 단계적 일상회복을 중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미 브레이크를 밟을 시기를 놓쳤다. 당장 거리두기 강화 조치를 포함한 비상계획 조치를 해야 한다. 여기서 더 시기를 놓치면 더욱 더 위험한 상황으로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천 교수는 “지금도 늦었지만 해야 한다. 백신효과 감소와 방역 긴장감 완화로 확진자는 물론 위중증 환자 폭증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방역 조치가 들어가지 않으면 중환자들이 치료를 못 받을 가능성이 증가할 것"이라며 "이제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확진자는 더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우주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해야 한다. 이미 시기를 놓쳤다. 현장은 이미 한계다. 이대로면 하루에 40~50명의 사망자가 나올 판"이라며 "지금 거리두기를 발동해도 그 효과는 1~2주 후에야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