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추진 수직이착륙기. /사진=한화시스템
◆기사 게재 순서
(1) 배터리·고출력 에너지 만나 진화하는 K-방산
(2-1) 레이저에 양자기술까지… 방산업계, ‘보이지 않는’ 무기 개발 총력전
(2-2) ‘우주 산업화’ 희망 쏜 누리호

농업사회에서 지식정보화사회로 시대가 변화하면서 전쟁 무기의 성격도 달라지고 있다. 디젤 연료 대신 배터리를 사용해 매연·소음·엔진 무게를 줄이거나 고출력 에너지 무기 개발로 명중률과 은닉성을 높이고 있다. 화약으로 상징됐던 재래식 무기를 넘어 배터리로 가는 장갑차, 전기 에너지로 탄환을 발사하는 레일건, 핵전자기(EMP)탄 등이 미래 전장에서 활약할 무기들이다.

‘하이브리드’에 빠진 방산업계


글로벌 방산업계는 전기 추진 무기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미국 육군은 자동차 제조사 GM으로부터 전기보병분대차량을 납품받고 테스트 중이다. 앞으론 전기로 가는 전투기도 나올 수 있다. 영국 공군은 2027년까지 경량 전기 훈련기 배치를 목표로 삼았다. 

미 공군 역시 전기 추진 수직이착륙(eVTOL) 비행체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세계 3위 항공기 엔진 제조사 롤스로이스의 경우 2023년 모든 민간 항공기엔진을 친환경연료로 구동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민수에서 기술력을 확보한 후 군수 분야에서도 동식물성 바이오 항공유와 호환되는 엔진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주요국들은 새로운 시도에 나서고 있다. 국내 방산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한화디펜스는 장갑차·전차 등 궤도차량용 하이브리드 전기추진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전기추진장치는 내연기관과 배터리나 수소연료의 전기에너지로 고출력 모터를 작동시켜 궤도차량을 기동시키는 동력 장치다.

내연기관만 사용했을 때보다 기동성이 높고 저소음 주행으로 적에게 조심히 다가갈 수 있다. 특히 이 장치는 제어를 정교하게 할 수 있어 무인차량과 시너지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디펜스는 2030년 중반 궤도차량용 하이브리드 전기추진장치를 전력화할 예정이다. 회사는 해군 차세대 중형 잠수함용 리튬이온전지 체계개발에도 나서며 해상용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 관련 기술력도 확보했다.

한화디펜스가 배터리를 단 자주포 개발을 목표로 한다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기추진 전투기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화에어로는 전기추진 태스크포스(TF)를 신현우 대표 직속 팀으로 두고 하이브리드 동력시스템 설계를 보완하는 등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KAI(한국항공우주산업)는 훈련기용에 전기추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레일건·EMP탄이 미래 전쟁터 지배


소총 대신 레이저총이나 레이저포와 같은 고출력 에너지 무기도 미래무기로 꼽힌다. 레일건은 전자기 유도로 발사체를 가속시킨 뒤 발사하는 무기다. 두 줄의 금속 레일에 전류를 흘려 보내면 자기장이 생성된다. 이 레일 위에 올려진 발사체가 자기장의 힘을 받아 앞으로 날아가는 식이다. 

한국국방연구원에 따르면 레일건은 순수 전기에 의해 물체가 가속되기 때문에 화염이나 폭음이 없고 탄자의 속도면에서 기존화포보다 2배 빠르게 할 수 있는 만큼 명중률이 뛰어나다. 화염, 연기, 폭음 등을 기존 무기에 비해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은닉성이 용이하다. 

국방과학연구소는 2011년부터 레일건 개발을 시작해 40㎜급 레일건의 테스트를 마쳤고 2020년대 중후반에 기술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레일건을 탱크나 전차에 탑재하기 위해선 전원장치의 부피와 무게를 줄이는 게 관건이란 평가다. 전자기력을 이용한 추진기술을 확보할 경우 화학적 추진제를 사용하지 않는 위성과 우주선의 발사 등으로도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이 레일건를 실을 수 있는 전전기함정 개발에 착수했다. 전전기함정은 함정에 탑재되는 모든 장비·무기체계에 소요되는 동력을 전기로 대체한 함정이다. EMP탄도 핵심무기 가운데 하나다. 

EMP탄은 전자기펄스로 인해 나타나는 전자 방출 효과를 통해 적의 첨단무기 전자부품을 순식간에 파괴하거나 무력화시킨다. 40㎞ 상공에서 EMP탄이 터질 경우 반경 700㎞ 내 전기장치가 마비될 수 있다.

LIG넥스원은 미래 전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소형 정찰·타격 복합형 드론’ 개발에 적극적이다. 미국은 이미 공격용 드론, 자폭 무인기 등은 실전에 배치하고 있다. 소형 정찰·타격 복합형 드론은 열압력탄·고폭탄 등 폭발장치를 장착해 이동하는 장비를 정밀 타격할 수 있다. 

방산업계는 수소연료전지 기반 탑재중량 200㎏급  카고드론이나 잠수함용 수소연료전지 등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이 분야엔 LIG넥스원과 대우조선해양, 범한퓨얼셀 등이 뛰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