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브리핑실에서 '안정적 전면등교 및 소아·청소년(12~17세) 접종 참여 확대를 위한 대국민 호소문 및 백신 접종률 제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1.12.1/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청소년의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두고 사회적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방역패스를 12~18세까지로 확대 적용하겠다는 방역당국의 방침에 학습권 침해 등을 우려한 학부모와의 갈등으로 비쳐졌으나, 여기에 헌법소원, 청와대 국민청원 등의 방식으로 어린 학생들까지 가세하고 있다.

정부는 청소년 방역패스를 예정대로 내년 2월1일부터 적용하겠다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다만 반대 여론을 의식해 학생·학부모와 전문가 등의 의견을 듣고 개선안을 검토해 보겠다며 조정 가능성에 여지를 남겼다.


방역당국으로서는 다중이용시설 출입 시 방역패스를 적재적소로 활용해 위험을 통제하겠다는 방침이다. 최악의 상황에 백신 미접종자 보호와 접종 독려를 위해서는 방역패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제도상 학습 필수 시설만이라도 방역패스의 예외로 두자는 주장이 제기된다. 학생 기본권인 학습권을 훼손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근본적 원인이 '접종 이상반응, 부작용 걱정'이라 정부가 이상반응 발생에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청소년 방역패스 논란, 부작용 우려·접종 강요로 압축

방역패스를 학원과 독서실 등에 적용하고, 내년 2월부터 12~18세 청소년도 포함하겠다는 정부 발표에 청소년과 학부모의 반발이 거세다. 이에 정부는 연일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을 강조하며 접종과 방역패스의 취지를 호소하지만 설득되지 않는 모양새다.


학부모 단체는 교육부와 질병관리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있고, 고교생 등 452명은 정부와 전국 시도지사를 상대로 "방역패스는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방역패스 결사반대' 주장이 국민 동의를 얻자 정은경 질병청장은 10일 "접종 독려와 방역패스는 코로나19 유행에 사회를 지키는 최소한의 조치"라고 호소했다.

방역패스에 대한 일각의 반발은 접종 부작용 우려, 접종을 강요한다는 불만으로 압축된다. 다른 감염병 백신과 달리 코로나19는 신종 감염병인 데다 백신 사용량과 이상반응이 아직 불명확하다는 이유에서다.


서울학부모연합에 따르면 학부모들은 백신이 안전하면 어느 부모가 아이들에 맞히지 않겠냐는 반응이다. 100만원을 주더라도 아이에 맞히겠지만 코로나19 백신에는 부작용 가능성이 있고, 불안한 마음에 접종을 꺼린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정부의 방역패스는 사실상 '편 가르기 갈등'을 부추긴다는 게 연합 측이 파악한 학부모들 지적이다. 일부 맞벌이 부부들은 자녀에 방역패스가 없다면 아동시설, 돌봄시설에 보내지 못해 당장 출근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정치권과 양당 대선후보들도 이런 반발을 받아들여 "정부는 백신접종 자율권을 허용하고 접종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며 "교육시설에 기존 방역수칙을 엄정 적용하고 바이러스 살균설비 등을 설치하라"는 입장이다.

정부는 현장 애로를 듣고 보완, 개선할 부분은 고치겠다면서도 감염 고위험시설 등 다중이용시설 출입 시 접종 증명이나 음성 여부를 확인해 감염 위험을 통제하는 방역패스의 제도 원칙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청소년 방역패스를 놓고 '학습권 박탈'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6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학원에서 관계자가 방역패스 관련 안내문을 교실 등에 붙이는 모습. 2021.12.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전문가들 "방역패스, 접종정책의 보조 격이어야…권리 침해 안 돼"


10일 0시 기준 12~17세 소아청소년 276만8836명 가운데 141만1571명이 1차 접종을 받아 51%의 접종률을 보인다. 2차 접종까지 마친 16~17세는 60만246명, 12~15세는 37만2886명으로 각각 73%, 40.2%의 접종률을 기록했다. 고등학생(16~17세) 접종률보다 중학생(12~15세) 접종률이 크게 뒤처진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면역과 보호에 약한 고리에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양상이라 미접종자의 보호가 필요하지만, 학생과 학부모의 접종 우려는 충분히 달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김윤 서울대 보건대학원 의료관리학 교수는 "대부분 독감처럼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데 접종을 강력히 권고하거나 방역패스까지 도입해야 할지 의문"이라며 "확진자가 갑작스레 늘어나니 정부가 방역패스를 급히 결정해 반발이 크다"고 말했다.

김윤 교수는 "정부가 현 상황을 자세히 보지 않고 청소년의 백신 미접종이 심각한 영향을 준다고 본 듯하다"며 "방역패스를 어떤 기준으로 정했는지 설명도 없다. 발생 규모, 시설 특성, 감염률을 분석한 뒤 적용해야 지금 같은 논란이 없다"고 부연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접종을 원하면 권한다. 12~15세는 원하면 맞는 게 좋다. 확진자가 1만명 넘을 만큼 유행이 크게 번지면 청소년에 위험하니 맞아야 한다. 문제는 방역패스 적용에 따른 학습권 침해"라고 설명했다.

정기석 교수는 "학습 공간인 학원, 독서실, 도서관 역시 학교에 준해 필수 시설로 보고 방역패스 미적용시설로 두어야 한다"며 "유행 상황이 심하니 고위험 시설 출입은 자제하도록 방역패스 유도할 수 있다. 다만 학습권을 침해하지는 말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방역패스 적용 근거나 필수적 권리의 침해에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들이다. 정부도 보완, 개선 의지를 보였으니 시설의 면적별·특성별 환경, 학습시설의 방역패스 적용 여부가 관건일 전망이다.

충분한 소통 없이 "상황이 안 좋으니 맞으라"는 취지의 권유는 강요로 비칠 수 있다. 방역패스는 예방접종 정책의 보완 방안으로만 두되, 접종을 유도할 환경과 접종 후 발생할 이상반응에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방역패스는 접종률을 올린 이후 미접종 공백이 생길 때 보조적인 방법이어야 한다"며 "청소년 접종률이 충분히 오르지 않았는데 확대돼 논란이다. 청소년의 접종 환경을 만들고 유도할 수 있는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방역패스는 고위험시설의 방역강화 시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청소년 접종은 걱정과 달리 안전하게 이뤄지고 있다. 아주 희귀할 이상반응에 빠르게 대응할 시스템을 강화하고, 학부모들이 불안감을 해소하도록 소통할 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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