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제약·바이오 소식이 최근 포털의 경제면을 장식했다. 한국의 제약·바이오 산업이 바야흐로 전성기에 진입했다는 뜻이다. /사진=뉴스1
▶ 기사 게재 순서
(1) 팬데믹 위기에도 빛났던 ‘K-인더스트리’
(2) 코로나 뚫은 K-반도체, 韓 경제 버팀목 ‘우뚝’
(3) 다사다난 ‘K-배터리’, 위기 넘어 미래 준비 올인
(4) 글로벌 휩쓴 K-조선, 고부가 기술 빛났다
(5) ‘역대급 호황기’ 보낸 해운… 운임 연일 신기록
(6) 中감산·가격 인상… 펄펄 끓는 K-철강
(7) 정유 ‘유가 상승’·석화 ‘코로나 특수’로 반등 기지개
(8) K-전기차의 질주, 세계를 사로잡다
(9) 코로나에 우뚝 선 K-제약·바이오, 체질 바꾸고 실력 확 키웠다
(10) 훨훨 난 K-방산, 자주국방 새 이정표
(11) ‘수출효자’로 거듭난 K-게임, 글로벌 왕좌 재탈환 나선다


‘K-보건산업 올해 수출 30조원, 지난해 이어 최대 실적 경신’ ‘제약·바이오기업 기술수출 3분기 누적 11조원… 역대 최대’.


K-제약·바이오 소식이 최근 포털의 경제면을 장식했다. 한국의 제약·바이오 산업이 바야흐로 전성기에 진입했다는 뜻이다.  

덕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치료제·백신 관련 기업의 주가는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맞물리면서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졌다. 더불어 고령화 시대 주목받는 분야여서 투자업계는 성장 키워드 가운데 제약·바이오를 맨 앞에 두고 있다. 

한동안 제약·바이오 업계는 신약 연구개발(R&D)보다는 내수시장에서 복제약(제네릭)만 만든다는 이미지로 자존심을 구겼다. 서서히 도약의 디딤돌을 놓기 시작하더니 코로나19 발발을 계기로 체질 개선을 했다는 평가다. 올해 국내 보건산업 수출액이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운 데 이어 내년에도 두 자릿수 성장이 점쳐진다. 전 세계가 K-제약·바이오를 주목하고 있다.

보건산업 수출액 추이. 2021년과 2022년은 각각 잠정치와 전망치이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K-보건산업 수출 ‘두 자릿수’ 성장

국산 의약품과 의료기기 등이 해외에서 주목받으며 국가 주요 산업이었던 반도체와 자동차, 석유화학 등과 함께 ‘7대 수출 산업’으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보건산업 수출은 이미 지난 9월 2019년보다 세 단계 상승한 7위를 기록했다. 앞으로 선박, 자동차부품 등을 제치고 신성장 수출 유망품목으로 자리할 것이란 전망이다.

장밋빛 전망은 실적에 기반한다. 진흥원은 올해 보건산업 수출이 전년보다 15.6% 증가한 251억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역대 최대 수출액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했다. 품목별로는 의약품 수출이 95억달러로 전년대비 12.8%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의료기기 수출은 65억달러로 13.2%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진흥원 관계자는 “의약품 부문에서 특히 바이오의약품은 해외시장 판매 및 의약품 위탁생산(CMO)의 꾸준한 성장과 함께 백신 및 진단 제품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며 “최대 수출지인 유럽 수출이 9.2% 늘었고 북미 지역 수출은 22.4%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내년 보건산업 수출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진흥원은 내년 보건산업 수출이 올해보다 10.1% 늘어난 276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의약품은 단일 품목 기준 수출 1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진흥원은 내년 의약품 수출액 전망치는 6.5% 증가한 101억달러로 제시했다. 진흥원 관계자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 만료와 각국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정책 변화 등에 따라 국산 바이오시밀러가 세계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관측됐다”며 “코로나 치료제 및 백신 위탁 생산으로 인한 수출 증가는 2023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 백신 개발 관련 현장 점검에 나선 김부겸 국무총리가 10월2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SK바이오사이언스 본사를 방문해 방진복을 입고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코로나 백신·치료제 생산 기지로 ‘우뚝’

코로나 백신 위탁 생산으론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 백신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백신을 위탁 생산키로 했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지난 10월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과 백신 생산시설인 ‘안동 L하우스’의 시설 사용계약을 2022년 말까지 연장했다. 이 계약에는 2022년 말까지 L하우스 9기 원액 생산시설 중 3기를 CEPI에서 지원받은 기업이 개발한 코로나 백신을 위탁 생산하는 데 우선 사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노바백스 백신에 대한 품목허가를 신청하고 허가 이후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또 자체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 백신(GBP510)은 국내 개발 백신 중 가장 빠르게 임상 3상에 진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모더나의 코로나 백신을 위탁 생산하고 있다. 최근 미국 모더나의 코로나 백신이 정부로부터 정식 품목 허가를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한 모더나 백신의 국내 판매뿐 아니라 해외 수출도 가능해졌다. 글로벌 백신 생산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월 모더나와 코로나 백신 완제품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또 계약 체결 후 5개월 만에 초도 생산 물량 234만5000회분에 대해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국내에 출하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미국 백신 제조사 그린라이트 바이오사이언스와 코로나 mRNA 백신 원료 의약품 위탁 생산 계약도 체결한 바 있다.

백신 위탁 생산뿐 아니라 셀트리온이 만든 코로나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도 국내 바이오 신약 최초로 유럽 시장에서 정식 허가를 받으며 해외 수출을 진행 중이다. 기술수출 없이 후보물질 개발부터 임상 3상까지 한국 기업이 직접 완료해 해외에서 공식 승인을 받은 것은 렉키로나가 최초다. 한국 바이오 기업이 자체적으로 모든 임상시험을 수행한 끝에 얻어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주사형인 렉키로나는 흡입형으로 개발 중이다. 호주에서 임상 중인 가운데 내년에 출시될 지 이목이 집중된다.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의 전망은 밝다. 이처럼 백신·치료제 연구 개발, 위탁 생산 등 대부분의 사업 영역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놨기 때문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장은 “복제약·위탁생산 위주로 수익을 내는 국내 바이오 산업에 점진적 진화가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