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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통신시장에서 태풍의 눈이 되겠다.” 국내 이동통신업계에서 탈(脫)통신의 출발선을 끊은 업체는 LG유플러스의 전신 LG텔레콤이었다. 2010년 LG텔레콤 CEO(최고 경영자)였던 이상철 전 부회장은 통신사업에서 구조적인 성장 한계를 느끼고 새로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채비에 일찍이 나섰다. 곧이어 SK텔레콤과 KT도 동참했다. ‘탈통신’을 조직개편의 화두로 삼고 음성통화 중심의 틀에서 벗어나 미디어·사물인터넷(IoT)·보안·커머스·금융 등 신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2021년, 탈통신 사업의 효과는 실적으로 드러났다. 통신3사의 올 3분기 무선사업 성장률은 한 자릿수로 정체된 반면 신사업 분야 매출만큼은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다만 일각에선 이동통신사가 탈통신에 가려 본업인 ‘망’ 관리에 소홀해선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근 발생한 KT 유·무선통신 마비 사태는 주객이 전도된 상황을 연출하면서 이동통신사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는 평가다.
올 3분기 무선사업 성장률은 한 자릿수로 둔화된 반면 신사업 분야 매출만큼은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인 국내 이동통신사에게도 예외는 없었다. 오히려 영국 내 1위 유선통신사업자였던 BT(브리티시텔레콤)가 ICT(정보통신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며 몰락 위기를 극복한 사례는 국내 통신3사에게도 생존 지침서가 됐다. 통신3사 역시 탈통신 채비에 나섰다.
합산 영업익, 3분기 연속 1조원 돌파… 비통신사업 견인
통신 매출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전체 매출 상승에 견인했다. 각 사의 무선 사업 매출은 ▲SK텔레콤 3조274억원 ▲KT 1조7947억원 ▲LG유플러스 1조5233억원 등으로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3.0%, 4.2% 증가했다. 마케팅 비용이 줄고 5G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수익이 늘어난 데 따른 영향이다. 고가 요금제로 구성된 5G 가입자가 늘면서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도 증가했다. 업체별로는 ▲SK텔레콤 3만669원 ▲KT 3만2476억원 ▲LG유플러스 3만912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2.1%, 2.7%, 0.5% 늘어난 수치다.
통신사업과 함께 비통신사업 역시 매출을 뒷받침했다. 통신3사의 합산 기준 통신매출 규모는 늘었지만 사실상 전체 매출에서 통신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8%에서 54%로 크게 줄었다. 반면 통신3사의 매출에서 비통신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기준 약 33%으로 본격적으로 비통신사업을 확대한 2014년(23%)과 비교해 10% 늘었다. 업체별 비통신사업 비중은 KT가 40%로 가장 높았으며 뒤이어 SK텔레콤 29%, LG유플러스 26% 순이었다.
신사업 발굴에 주력…
“사업다각화 진행”
한국기업평가원 관계자는 “당위론적으로 회사는 지속적인 성장을 요구 받는다”며 “하지만 이동통신사의 경우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지 않는 이상 수익을 창출하는 수익 기반(가입자 수)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인프라를 구축한 이후 이용자들로부터 통신요금을 받아 수익을 창출하는 이동통신사의 기존 수익모델은 3G에서 4G, 4G에서 5G 등 통신망을 업그레이드 하는 과정에서 조금 더 비싼 요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전부”라고 덧붙였다.
이에 SK텔레콤은 미디어·보안·커머스를 큰 축으로 삼고 사업다각화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기획 스튜디오인 ‘스튜디오 웨이브’를 설립해 콘텐츠 제작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한편 7월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선보였다. ADT캡스가 올 2분기 주관사 선정을 마치고 IPO(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최근 사업 재편을 통해 16개의 ‘뉴 ICT’ 사업(원스토어·11번가·콘텐츠웨이브·ADT캡스 등)을 SK텔레콤과 분리된 신설회사 ‘SK스퀘어’ 산하에 두면서 성장동력 발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같은 맥락에서 KT도 최근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LG유플러스는 신규사업추진부문을 두고 미디어 콘텐츠를 확장할 계획이다. 신규사업추진부문은 크게 ▲아이들나라사업단 ▲콘텐츠·서비스사업단 ▲광고사업단 등 3개의 사업단으로 구성될 것으로 전해진다. 생산설비를 자동화·지능화하는 ‘스마트팩토리’ 역시 LG유플러스가 밀고 있는 신사업이다. LG계열사 70여개 사업장 현장에서 스마트팩토리 레퍼런스가 가능하다는 강점을 기반으로 시장의 절반 이상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다. 지난 9월 LG유플러스는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총괄하는 브랜드 ‘U+스마트팩토리’를 론칭하고 12가지 솔루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격전지는 미디어 시장…
“사업 편중 현상 우려돼”
김용희 오픈루트 위원은 “플랫폼 사업자로서 콘텐츠 거래를 해본 경험이 있어 익숙하기 때문”이라며 “이동통신 가입자를 대상으로 할 수 있으면서 가장 수요가 많다는 점도 통신3사가 미디어 산업에 매력을 느낀 또 하나의 이유”라고 진단했다.
다만 비통신사업 매출에서 미디어사업 편중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IPTV 역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가입자 확대에 제약이 분명하다. 장기적으로 IPTV 사업의 수익성도 악화될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관련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수급비용의 상승과 해외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국내 진출에 따른 요금 인상 억제로 IPTV 사업의 수익성은 결국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국내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비통신사업 추진 현황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실제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지난해 16개 글로벌 통신사업자를 대상으로 전체 매출 중 비통신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조사한 결과 KT가 세 번째, SK텔레콤이 네 번째로 많았다. 한국기업평가원 관계자는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수반될 것”이라며 “안정적인 이익 창출력을 유지하면서 사업이 확장해나가는 게 중요한 과제”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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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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