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5일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열린 SK실트론 사건과 관련한 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입문을 통과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장수영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실트론(옛 LG실트론) 지분 매입 과정에서 불거진 사익편취 논란에 대해 직접 정당한 절차였음을 소명했음에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위법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대해 SK그룹은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혀 행정소송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공정위는 지난 22일 최 회장의 SK실트론 주식 지분 매입 행위를 '소극적 방식의 사업기회 제공 행위'로 결론 내리며 SK와 최 회장에게 시정명령과 함께 각각 8억원씩 총 1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SK는 2017년 1월 LG가 보유한 LG실트론 지분 51%를 주당 1만8000원에 인수한 뒤 같은해 4월 주당 1만2871원에 19.6%를 추가로 확보했다. 나머지 29.4%는 최 회장이 매입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SK가 잔여 주식을 모두 취득할 경우 상당한 이익이 예상됐음에도 최 회장이 주식을 취득함으로써 사업기회를 제공했다고 봤다.


또한 ▲SK가 실트론 잔여 지분 인수 입찰을 포기하고 최 회장에게 기회를 넘기는 과정에서 이사회 심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 ▲매도자인 우리은행 측과 비공개 협상을 진행하고 SK 임직원이 최 회장의 잔여 지분 인수 계약체결 전 과정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한 점도 부당하다고 봤다.

최 회장이 취득한 주식 가치는 2017년 대비 2020년 말 기준 약 1967억원 상승했다. 공정위는 "사업기회의 정당한 귀속자인 SK는 사실상 배제됐고 최태원에게 귀속된 이익의 규모가 상당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익의 부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SK는 공정위의 제재를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SK는 공정위 발표 직후 즉각 입장문을 내고 "그동안 SK실트론 사건에 대해 충실하게 소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제재 결정이 내려진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정위의 발표는 전원회의 심의 과정에서 확인된 사실관계와 법리판단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기존 심사보고서에 있는 주장을 거의 그대로 반복한 것"이라며 "공정위 전원회의의 위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결서를 받는대로 세부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필요한 조치들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SK는 행정소송 등을 포함한 법적조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