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드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내년부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에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이 포함되는 데다 당정이 3년 만에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추가 인하했기 때문이다. 일부 카드사들이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가운데 내년 업황 악화로 인력조정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롯데카드에 따르면 최근 근속 10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을 사내에 공고했다. 조건은 근속 기간에 따라 32개월에서 최대 48개월의 기본급과 최대 2000만원의 학자금 지급이다. 롯데카드는 지난해에도 동일한 조건으로 2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희망퇴직을 진행한 이후 추가적인 희망퇴직 문의가 있었고 내년 악화가 예상되는 시장 환경을 고려해 제2의 인생을 준비하려는 직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카드업계에선 지난달 KB국민카드가 최대 36개월치 임금을 지급하는 조건의 희망퇴직을 처음 진행했다. 이번 희망퇴직엔 10여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신한·현대·하나카드 등 다른 카드사들은 연내 희망퇴직 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내년 인력조정 규모가 올해보다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DSR 규제에 카드론을 포함하면서 카드사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악화되면 비용절감 차원에서 인력조정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전날(23일) 당정이 카드가맹점 수수료 개편안을 발표하며 카드업계는 고민이 커졌다. 금융당국은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을 통해 적격비용 기반 수수료 체계를 도입하고 이후 3년마다 '적격비용'을 재산정하고 있다. 적격비용은 신용카드의 ▲자금조달비용 ▲위험관리비용 ▲마케팅비용 등으로 구성된 결제 원가를 뜻한다. 각종 지표로 적격비용을 따져 수수료를 내릴 지 결정하는 것이다.
전날 당정 협의 결과 ▲연매출 3억원 이하 0.8%→0.5% ▲연매출 3억~5억원 1.3%→1.1% ▲연매출 5억~10억원 1.4%→1.25% ▲연매출 10억~30억원 1.6%→1.5%로 각각 인하된다.
체크카드 역시 ▲연매출 3억원 이하 0.5%→0.25% ▲연매출 3억~5억원 1.0%→ 0.85% ▲5억~10억원 1.1%→1.0% ▲10억~30억원 1.3%→1.25%로 내려간다. 조정된 수수료율은 오는 2022~2025년 3년 동안 적용된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적격비용 산정 결과 2018년 이후 추가적인 수수료 부담 경감 가능 금액은 약 6900억인 것으로 분석됐다"며 "우대 수수료 적용 대상 확대를 통해 가맹점 수수료 부담을 경감한 금액이 2200억원임을 감안할 경우, 수수료 조정 통한 경감 금액은 약 4700억원이 된다"고 밝혔다.
당국은 향후 소비자, 가맹점, 카드업계를 중심으로 제도개선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해관계자 간 상생을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고 위원장은 "카드업계는 본업인 신용 판매에서 수익을 얻기 힘든 어려움에 처해 있고 소비자 혜택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며 "이에 소비자, 가맹점, 카드업계와 함께 TF를 구성해 수수료 재산정 제도 개선 논의를 시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제도개선 TF는 내년 1분기 중 구성된다.
이같은 개편안을 두고 카드노조는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와 전국사무금융노조, 금융산업노조는 전날(23일) 오후 논평을 통해 "카드 수수료 인하 중단과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 폐지를 줄기차게 요구한 우리 카드 노동자들의 절실한 목소리가 온전히 반영되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쉬움과 유감의 입장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노조는 "다만 논의 과정에서 카드 업계와 카드 노동자들의 현실이 일정부분 감안된 것은 다행"이라며 "제도개선 TF 구성과 운영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는 27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수료율 인하에 대한 종합적 입장과 향후 계획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드노조는 앞서 수수료 추가 인하가 확정될 경우 신용카드 결제를 중단하는 '결제 셧다운' 수준의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강한빛 기자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