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5 울산 생산라인. /사진=현대차
▶기사 게재 순서
(1) 국산차업계 탈탄소화 전략 ‘가속’
(2) 탄소배출 없는 車… 공장부터 다르다
(3) 전기차 전환, 곳곳서 ‘속도조절’ 목소리


“전기자동차 전환에 속도조절이 필요하다. 지나친 과속에 고용불안이 우려된다.”

속도가 붙은 전기차시대 전환을 두고 업계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탈탄소를 위한 전기차 전환에 속도가 붙은 건 한국뿐만이 아니다. 이미 세계적인 흐름이어서 자동차제조업체마다 전기차 전략이 발표됐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게 전기차 전환에 따른 관련 업계의 고용불안이다.


최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등과 함께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상향에 대해 전기차 등의 보급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건의문을 탄소중립위원회에 제출했다.

KAMA는 자동차산업 생태계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2030년 무공해차 보급 속도의 완화가 필요하고 노동자 보호, 부품업체 지원, 국내 생산여건 조성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건의문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업계의 2030년 친환경차 누적생산 능력은 차와 부품개발 소요 연수, 시설투자 등 여건을 감안할 경우 300만대 이내다. 이들은 그 이상 목표 설정 시 전기차 등 대규모 수입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자동차는 2025년까지 전기차 생산계획이 없다. 따라서 2030년까지 전기차 생산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기간 전기차 수입은 불가피한 셈이다. 때문에 내연기관차 생산위축으로 부품업체들의 경영악화와 고용불안이 우려된다는 게 이들의 주장.
넥쏘 수소전기차 생산 라인. /사진=현대차
정만기 KAMA 회장은 “전기동력차 보급은 탄소감축을 위해 불가피한 일이지만 문제는 속도”라고 짚었다. 그는 “급속한 전기차 보급목표 설정이 부품업계 와해와 노동자 대규모 실직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며 “450만대 이하의 합리적인 보급 목표를 설정하고 부품업계와 노동자 지원책도 실효적으로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 업체의 전기차 전략이 그대로 지켜지긴 힘들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수입차업계 한 관계자는 “각국 정부의 친환경차 전략 요구에 기업이 어쩔 수 없이 따라가는 형국”이라며 “거스를 수 없는 분명한 시대적 흐름이지만 인프라 구축, 사회적 인식 개선 등 탄탄한 기반이 완벽하게 조성되려면 전기차 전환은 예상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 역시 비슷한 입장이다. 선우명호 고려대 자동차융합학과 석좌교수는 “세계시장을 선도하려는 욕심에 정부가 지나치게 속도를 낸 경향이 짙다”고 지적했다. 이어 “친환경차 전환은 기업뿐만 아니라 경제여건과 산업환경, 노동자 일자리 등 모든 상황과 의견을 두루 취합해 조율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하는데 그 과정이 부족했다”면서 “그렇다 보니 곳곳에서 우려와 반발의 목소리가 들린다. 후유증을 최소화하려면 숨 고르기를 위한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