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서울 광진구 혜민병원에서 관계자들이 중환자실을 음압병동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2021.12.22/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수도권 내 공공병원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전환하는 정부의 대책이 나온 것과 관련, 현장 의료진들은 "번아웃된 간호사들의 업무를 더 가중하는 셈"이라며 "행정명령을 통해 민간병원 병상을 확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행동하는간호사회 소속 김민정 간호사는 23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미 공공의료기관에선 일반 병동의 환자를 빼며 전원 보내고 있고, 간호사들에게는 코로나 환자를 전담해야 한다는 공지문을 통보한 상황"이라고 했다.


김 간호사는 "내과병동도 아닌 외과병동 등 간호사들도 모두 코로나 병동에 다 투입되는데, 현재 코로나 환자를 관리하는 간호사들은 투입될 일반 병동의 간호사들까지 교육해야 하는 상황이라 혼란이 올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간호사들 사이에서는 간호사와의 협의 없이 이런 정책`을 발표했나라는 분위기"라며 "현재도 번아웃인 상황인데, 간호사들의 업무가 더 가중될 것"이라고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22일 일상회복 위기극복을 위한 '추가병상 확충 및 운영계획' 발표를 통해 수도권 내 공공병원의 일반진료를 중단해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전환하고 의료 인력도 군 인력 등을 포함해 1200명가량 추가 파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공공병원은 정부가 '툭'치면 계속 나오는 코로나 자판기가 아니다"라며 정부의 코로나 대책을 비판했다.


이날 오후 찾은 국립중앙의료원에는 일반 병동 환자를 퇴원시키거나, 전원을 보내는 등의 모습은 아직 보이지 않았다. 정부가 1월까지 병상을 확충하겠다는 발표를 한 가운데, 병원 내 병상 확충과 관련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준비 중이다.

다만 일반 병동의 의료인들에게 추후 코로나 환자 전담 간호를 해야 한다는 통지문은 이미 보낸 상황이다.


국립중앙의료원의 간호사 A씨는 "전담병원 전환 내용을 언론 기사를 통해 알아 내부에서도 당황스러운 분위기"라며 "안그래도 없는 인력을 짜내는 중인데, 공공의료기관에만 너무 막중한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라고 했다.

보라매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B씨는 "응급중환자실 병상을 줄여가면서도 코로나 병상에 간호사들을 보내고 있는 상황인데, 그럼에도 간호사 1명당 2~3명의 환자를 보고 있다"라며 "마른 수건을 짜내는 중인데, 왜 계속 공공병원에만 병상을 확충하라는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이어 B씨는 "간호사들만 소모되고 있는 상황에서 굉장히 힘들어하는 중"이라며 "공공병원이 한 만큼, 대형병원인 민간병원도 병상을 동원해야 한다"고 했다.

의료인들은 공공병원 병상을 비울시 홈리스,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공백을 우려했다. 공공의료기관 특성상 취약계층 의료 지원이 많은데, 이런 환자들이 갈 곳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의료연대본부 관계자는 "공공병원을 동원하다 보면,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라며 "공공병원에만 병상을 동원해라가 아닌, 급하게 민간병원의 병상을 행정명령을 통해 동원해야 한다"고 했다.

김 간호사는 "병상이 확충돼야 한다는 상황에는 공감하나, 국립의료기관 등은 취약계층의 의료를 주로 맡는데, 이런 환자들이 다른 민간병원에서 받아줄지 의문"이라며 "투입될 의료인력 또한 코로나 환자를 돌본 경험이 적다는 측면에서 얼마나 큰 실효성이 있을지는 조금 의문이 든다"라고 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