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이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방역 당국이 최근 먹는 치료제 100만명분을 선구매 계약해 국내 누적 확진자의 1.5배에 해당하는 양을 일단 확보했다. 확진자 규모 대비 충분한 약을 계약한 셈이지만 생산량에 한계가 있는 경구용 치료제가 제때 얼마나 들어올지가 관건이 됐다.

정부는 지난 5일 화이자와 경구용 치료제 40만 명분에 대한 추가구매 계약을 체결, 총 100만4000명분의 경구용 치료제 선구매 계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도입 예정인 약은 화이자의 '팍스로비드'가 76만2000명분, 머크의 '몰누피라비르'가 24만2000명분이 됐다.


이는 미국이 선구매 계약한 물량에 비해 확진자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이다. 지난 5일 외신들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팍스로비드의 주문량을 기존 1000만명분에서 2000만명분으로 늘려 확보중이다. 지난해 말 1000만명분을 확보했지만 오미크론 변이 때문에 확진자가 역대 최다로 증가하자 부라부랴 추가 확보에 나선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6일 기준 누적 확진자가 65만3792명이다. 우리가 2년간 65만명인데 비해 세계적 통계 사이트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월4일까지 미국의 누적 확진자는 5810만525명이다. 우리는 65만명 확진에 100만명분을 계약해 확진자의 150%를 산 셈이다. 반면 미국은 5810만명 확진에 2000만명분을 계약해 누적 확진자의 34%만 확보된 셈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코로나 치명률이 미국보다 낮은 0.9%다. 그만큼 먹는 치료제 처방 대상이 적을 것이라는 의미다. 정기석 한림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뉴스1에 "65만명 총 확진자에 100만명분 약 확보는 충분한 양"이라며 "전파력이 델타보다 2~3배로 추정되는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고, 아직 중증화율은 정확하지 않지만 델타의 절반 중증화율이라고 하면 오미크론도 버틸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선구매한 이 약이 언제 들어올지가 관건이다. 화이자는 올해 생산 계획을 기존 8000만 명분에서 1억2000만 명분으로 늘렸지만 미국이 2000만명분을 가져가버리면 남은 분량으로 각국이 각축을 벌여야 한다. 게다가 미국조차 초도물량은 매우 적을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에 돌아올 몫이 얼마가 될지는 가늠하기도 힘들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은 이달 3만5000명분, 다음 달 5만명분을 포함해 3월까지 35만명분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증상발현 후 5일 내로 먹기 시작해야 하는 약이기에 빠른 진단과 처방, 배송도 문제다. 정 교수는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아무리 빨라도 약을 받는 데 3~4일은 걸린다. 팍스로비드 같은 항바이러스제는 48시간 내, 늦어도 72시간 내 먹는 게 기본"이라면서 "약이 아무리 많아도 날짜가 지나 먹으면 아무 소용 없다. 약 물량 확보와 함께 시스템 문제가 동시에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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