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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전방위 통신사찰 의혹 등 각종 위법 논란에 휩싸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신년 들어서도 혼란을 수습하지 못하고 있다. 대선이 두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피의자인 4개 사건을 쥐고만 있다.
해를 넘기며 시간만 흐르자 공수처 내부에선 대선 이후 수사결과 발표 가능성까지 흘러나온다. 공수처가 대선 일정을 고려해 처분시점을 재는 모습을 보일 경우 공수처 존폐론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내부에서는 고발사주 의혹 등 윤 후보 사건 처분시점을 두고 김진욱 공수처장이 장고를 거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월 내 발표는 사실상 물 건너간 분위기다. 2월에 수사결과를 발표할 경우 대선을 한달 앞둔 시점이라 대선 개입 논란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김 처장이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처장은 지난 12월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대선이 코앞인데 언제 수사를 마무리할 것이냐"는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은 여러 방법이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김 처장이 언급한 '여러가지 가능성'에는 대선 후에 수사 결론을 내는 방법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고발사주 의혹 사건 등에서 윤 후보를 단 한차례도 소환하지 못했다.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과 김웅 국민의힘 의원만 불구속기소하는 안을 한달 넘게 검토 중이다. 윤 후보에 대해선 소환할 만큼 혐의가 나오지 않아 무혐의 처분이 유력하다.
이때문에 공수처가 대선 일정을 의식해 수사결과 발표를 대선 후로 미룬다면, 무혐의인 윤 후보를 대선까지 '피의자 신분'으로 묶어두며 대선에 개입했다는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선거에 영향이 없도록 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한 공수처의 대선개입 우려가 현실화하는 셈이어서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1월 말이나 2월에 수사결과 발표를 할 수도 있는데 공수처의 고민이 길어지는 이유는 여권을 의식해서라는게 법조계 평가다. 공수처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대선 전에 발표하건, 후에 발표하건 어차피 여야 양쪽에서 정치적 수사라는 비판을 받을 것"이라며 "사퇴 압박을 받는 김진욱 처장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고심만 길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수사 상황을 보면 윤 후보를 무혐의 처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대선을 한두달 앞두고 윤 후보를 무혐의 처분할 경우 면죄부를 줘 지지율 하락 국면인 야권 대선후보에 날개를 달아준 것 아니냐는 여권의 비판을 의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수처는 업무 진행이 어려울 정도로 침통한 분위기다. 통신사찰 의혹이 언론인과 정치인, 민간인까지 번지며 수습이 어려워지자 침묵을 지키고 있다. 공수처 존폐론이 제기된 후 공수처 수사검사 및 수사관들의 사기가 크게 저하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7일 오후 검사 전원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고 현안 대응을 논의하려 했지만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연기됐다.
특히 고발사주 의혹 수사팀은 크게 동력이 꺾였다. 손 검사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이 총 세차례 기각되며 직권남용 혐의 입증에 대한 자신감도 잃었다고 한다. 구속영장 청구 당시 수사팀 내에서도 크게 의견이 갈릴 정도로 혐의 입증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발장 작성자와 전달자를 특정하지 못하고 명확한 물증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서 직권남용 혐의 구성이 어렵다는 것은 이미 수사착수 단계에서부터 법조계가 공통적으로 지적한 내용이다. 고발장 작성·전달주체를 특정한다고 해도 손 검사로부터 지시받은 업무가 직무범위에 포함돼야 하는데, 고발장 작성은 검사 직무에 포함되지 않아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공수처 내부에서도 애초에 입증이 어려운 직권남용 혐의 고발사건을 다수 입건한 것 자체가 '악수(惡手)'였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는 직권남용 혐의 사건과 특정 정치성향 단체의 고발사건에 대한 직접수사를 자제해야 한다는 자성론도 나온다고 한다.
또한 공수처는 기소를 한다 해도 공소유지도 자력으로 힘들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규원 검사 사건을 직접 기소하지 않고 검찰에 넘긴 것도 공소유지 문제가 컸다고 한다. 그러나 검찰의 72년 기소독점 체제를 허문다는 헌정사적 의미를 부여받고 출범한 공수처가 공소유지 경험과 인력이 없다는 이유로 기소를 검찰에 넘기는 것이 맞느냐는 우려도 내부적으로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공수처는 Δ옵티머스 부실수사 의혹 Δ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 수사 방해 의혹 Δ고발사주 의혹 Δ판사사찰 문건 작성 의혹 등 4개 사건에 대해 윤 후보를 입건하고 직접 수사 중이다. 이 중 결론이 난 사건은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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