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삼각 동맹'…갈등 딛고 원팀 드라마는 언제쯤
윤석열·홍준표 '공천 요구' 평행선…"국민 눈높이 맞지 않는 원팀은 역풍"
유승민, 김건희 녹취록에 쓴소리…"윤석열, 洪엔 강경대응·劉엔 사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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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원팀 구상'이 난항에 부딪혔다. 윤 후보는 홍준표 의원이 선대본부 합류 조건으로 내민 '공천 요구'를 거부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통화 녹취록에서 언급한 '굿'을 문제 삼으면서 윤 후보와 냉랭 전선을 이어가고 있다.
윤석열·홍준표·유승민 '삼각 동맹'이 지지율 상승 시너지로 이어지려면 대선 민심의 분수령인 설 연휴 전에 홍준표·유승민 두 사람의 선대본부 합류 여부가 결정돼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사실상 원팀 결성 시한을 일주일 앞둔 형국이 만들어지면서, 세 사람이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할 수 있을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24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윤 후보와 홍 의원, 유 전 의원의 관계는 점점 악화일로를 거듭하고 있다. 홍 의원은 최근 윤 후보와 만찬 회동을 한 이후 '공천 요구' 논란이 불거지자 연일 불쾌감을 쏟아내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과거 '홍준표, 유승민 모두 굿을 했다'는 발언이 나오자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굿을 한 적이 없다"고 공개 반박했다.
윤 후보와 홍 의원은 사실상 '결별 수순'을 밟는 모양새다. 두 사람은 지난 19일 홍 의원의 선거대책위원회 합류를 전제로 만찬을 함께하면서 '화해 무드'가 조성됐지만, 이 자리에서 홍 의원이 최재형 전 감사원장(서울 종로)과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대구 중남구)의 공천을 요구한 것이 알려지면서 분위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홍 의원의 요구가 '구태 정치'라는 비판 기류가 형성되자, 홍 의원은 연일 불쾌감을 토로하고 있다. 그는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이 '구태를 보인다면 당원으로서의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고 원색 비난하자 "어떻게 후보하고 이야기한 내용을 가지고 나를 비난하느냐", "방자하기 이를 데 없다"고 격분하기도 했다.
그는 전날(23일)에도 2040세대 정치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권영세 말대로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관계자)들이 준동해 차라리 출당이나 시켜주면 마음이 더 편할 텐데. 내 발로는 못 나가겠고"라며 거듭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윤 후보를 향해서는 "뻔뻔하다는 말에 윤석열이 먼저 떠오르는데", "면후심흑(面厚心黑·얼굴은 두껍고 마음은 검다) 중국제왕학"이라고 비난했다.
윤 후보는 원팀 결성이 무산되는 한이 있더라도 '공천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홍 의원이 그릇된 태도를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과를 구해야 원팀 논의를 재개할 수 있다는 강수로 압박했다. 지지율 상승을 위해 '구태 정치'와 타협하는 모습을 보였다가는 오히려 역풍만 맞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부대변인은 23일 기자들을 만나 "홍 의원이 국민들께 올바른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을 먼저 사과하고 국민들께 이해를 구하는 것이 먼저"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그런 절차(국민 사과)를 밟는 것이 정치인의 도리가 아니겠나"라며 "(홍 의원이) 그런 절차를 통해 다시 국민에 공감받는 정치인이 됐을 때 선대본부에서 홍 의원에게 다시 협조를 구하는 것이 타당한 순서"라고 사실상 선 사과를 거듭 요구했다.
유 전 의원과의 관계 설정도 고민거리다. 유 전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서 김씨가 녹취록에서 '홍준표, 유승민 다 굿을 했다'고 한 발언에 대해 "김씨가 녹취록에 저에 대해 말한 부분은 모두 허위 날조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반박했다. 유 전 의원이 당내 경선이 끝난 뒤 윤 후보와 관련해 입장을 낸 것은 처음이었다.
윤 후보는 지난해 11월5일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 유 전 의원의 캠프 합류를 타진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였지만 뚜렷한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오히려 부인의 녹취록을 발단으로 관계가 더 악화하는 형국이 만들어진 셈이다.
정치권은 엇갈린 해법과 전망을 내놓고 있다. 홍 의원에게는 강경 대응을, 유 전 의원에게는 유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조언이 지배적이다. 윤 후보의 2030세대 지지율이 상승 추세를 타기 시작한 이상, 홍 의원보다는 '경제 전문가' 이미지와 중도층 지지세가 높은 유 전 의원을 최우선 영입 인사로 삼아야 한다는 판단도 깔려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홍 의원의 공천 요구는 '구태 정치'라는 인식만 줄 뿐이고 명분이나 공정과 상식의 가치에도 맞지 않는다"며 "윤 후보가 부당한 요구를 수용하면서까지 홍 의원을 껴안으려 한다면 역으로 지지율이 이탈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윤 후보가 홍 의원과의 원팀을 이룰 필요성은 전보다 적어졌지만, 유 전 의원과는 원팀을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며 "유 전 의원이 선대본부에 합류하면 윤 후보는 상대적으로 약한 '전문성'을 보강할 수 있고, 유 전 의원의 중도확장성도 윤 후보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또 "윤 후보가 유 전 의원에게 직접 사과를 하고 관계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홍 의원이 '공천 요구'를 철회하고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 반전 시나리오도 열려있다. 홍 의원은 강경했던 태도를 버리고 여론 동향을 존중하는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에 대한 수사가 과도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반발 여론이 확산하자 "국민이 가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제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다"고 입장을 바꾼 것이 대표적이다.
엄 소장은 "홍 의원이 공천 요구를 고집하다가 '야권 원팀'이 무산되면 정치적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며 "명분은 홍 의원이 아닌 윤 후보에게 있기 때문에 홍 의원이 입장을 바꾸고 원팀 결성에 협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무조건 원팀이 된다고 좋은 것은 아니고 그 절차나 방식이 국민 눈높이에 맞아야 한다"며 "만약 그런 절차나 방식을 지키지 못한다면 원팀이 되더라도 오히려 지지율이 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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