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대북 공동대응 또 불발… 美 '세컨더리 제재' 꺼내나
지난달부터 매번 중·러가 미국의 언론성명 등 제안 거부
전문가 "北 ICBM은 中도 부담… 협상카드 활용 가능성"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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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북한의 올 초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에 따른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공동 대응이 중국 측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되면서 일부 대북 전문가들로부터 미국 정부가 중국을 직접 압박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그동안 중국 당국이 북한의 안보리 제재 회피를 사실상 '묵인'하고 있단 지적이 제기돼온 만큼 미 정부가 중국을 겨냥해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단체·개인 제재) 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안보리는 미국 등의 요청으로 지난 4일(현지시간) 비공개 회의를 열어 북한의 지난달 30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발사 관련 대응방안을 논의했지만, 이번에도 안보리 차원의 구체적인 결과물은 없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안보리 결의 위반이지만, 장쥔(張軍)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새로운 돌파구를 보고자 한다면 미국이 더 많은 성의와 유연성을 보여야 한다"며 오히려 '미국 책임론'을 꺼내들었다. 이는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대북 적대정책과 2중 기준 철회'를 요구하며 사실상 안보리 차원의 제재 해제·완화를 주장하는 것과도 맥을 같이한다.
중국 측은 지난달 미 정부가 지난달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를 이유로 안보리 회의를 소집했을 때도 러시아와 함께 북한 미사일 발사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한 안보리 차원의 대응에 제동을 걸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은 매번 다른 우호·동맹국들과 함께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성명을 냈고, 이번에도 안보리 회의 뒤 영국·프랑스·아일랜드·노르웨이·알바니아·브라질·아랍에미리트(UAE) 등 다른 안보리 이사국 7개국에 비(非)이사국 일본을 더 총 9개국 공동 명의 성명을 통해 북한을 규탄했다.
미국 등은 특히 이번 성명에선 "안보리의 침묵이 북한을 더욱 대담하게 만들 것"이란 표현으로 안보리 차원의 대북 공동 대응에 반대한 중국·러시아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앞서 북한 국적자 5명을 탄도미사일 개발 물자 조달 등에 관여한 혐의로 안보리 제재대상자 명단에 추가하자는 미국 측 제안도 '거부'했다.
미 정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대북제재와 관련해 "중국 등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를 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상황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이 실질적으로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를 꺼내기 보다는 이를 통해 중국과 협상하려 할 것"이라며 "중국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재개하면 미국의 '미사일망 강화' 명분을 제공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일정 부분 부담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달 19일 김정은 총비서 주재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에서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재개 문제를 검토하도록 관련 부서에 지시했다.
북한은 2017년 9월 제6차 핵실험과 같은 해 11월 '화성-15형' ICBM 발사를 끝으로 핵·ICBM 시험을 중단한 뒤 2018년부턴 '비핵화' 문제를 화두로 미국 등과의 정상외교를 벌였다. 그러나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북미 간 협상도 2019년 10월 스웨덴에서 진행된 실무협상 결렬과 함께 중단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북미 양측은 1년 넘게 진행된 협상 과정에서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대상·방식과 그에 따른 제재 완화 등 보상 문제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안보리는 이번 회의도 이렇다 할 결론 없이 끝냈지만, '물밑'에선 북한 문제와 관련한 '언론성명' 채택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그 결과가 주목된다.
중국 당국은 앞선 2차례 회의 땐 미국 측의 언론성명 제안을 즉각 거절했지만, 이번엔 그 초안을 본국에 보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 교수는 "(안보리가) 언론성명을 채택하더라도 중립적 메시지가 담길 가능성이 크다"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도 관련국들의 외교적 노력 등을 촉구하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리 정부는 앞서 2차례 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미 정부 주도의 '북한 미사일 발사 규탄' 공동성명엔 불참했다.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정부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안보리 이사국들과 현재의 한반도 정세 및 향후 대응방향에 대해 긴밀히 소통 중"이라며 '북한이 긴장 조성과 정세 불안정 행위를 중단하고 외교적 해결의 길로 속히 나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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