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런던 시민들이 런던브릿지를 걸어가고 있다./사진=로이터 빗장 푸는 유럽·미국… 한국의 선택지는?
잘나간 진단업체, 위드 코로나 전략 찾기 분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일일 신규 확진자 규모는 20만명대에 육박했고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국보다 먼저 오미크론 폭풍이 휩쓴 유럽과 미국은 코로나와의 공존(위드 코로나)을 준비하고 있다. 전염력은 강한 반면 치명률이 낮은 오미크론 변이의 역설이다.
한국 정부는 최근 오미크론 변이 유행을 두고 엔데믹(풍토병) 초입에 들어선 것으로 분석했다.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에 호실적을 기록했던 진단키트 업계는 엔데믹 준비에 분주하다. 위드 코로나로 향하는 길목에서 국내외 상황과 진단키트 업계를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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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 푸는 유럽·미국… 한국의 선택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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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정점은 지났다. 모든 법적 방역 규제를 해제하겠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코로나19와의 공존을 선언했다. 2월24일(현지시각)을 기해 모든 방역규제를 풀겠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폭풍이 휩쓴 유럽과 미국은 새 국면을 맞았다. 전파력은 높지만 치명률이 낮은 오미크론의 특성, 백신·치료제 개발, 의료체계 안정화 여건에서 사실상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화를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유럽이 다시 문을 열고 있다. 유럽의 방역조치 완화는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하고 병원의 부담도 우려했던 것보다 심각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오미크론 피해가 가장 컸던 영국은 확진자 자가격리·무료 검사 등 모든 방역규제 폐지에 들어갔다. 우선 확진자에 대한 자가격리 의무 조치를 해제했다. 저소득층 자가격리 지원금을 없앴고 무료로 제공한 코로나19 검사는 4월1일부터 종료한다. 교육기관의 의무 코로나19 검사 지침도 폐지했다.
존슨 총리는 방역규제 폐지를 우려하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국민들의 자유가 오랜 기간 제한되는 것은 옳지 않다. 앞으로는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스위스는 코로나19 거리두기 규제를 대부분 해제했다. 실내공간 출입을 위해 백신패스를 보여주거나 소지하지 않아도 되고 사적모임이나 대규모 행사의 인원제한도 없어진다. 또 마스크 착용 의무화도 폐지돼 실내에서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의료시설과 대중교통 내에서 마스크 착용, 확진자 대상 5일간 자가격리 등 규제는 3월말까지 유지된다.
유럽연합(EU) 최초로 백신 접종 의무화를 도입한 오스트리아는 3월5일부터 대중교통, 병원, 취약층이 머무는 공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장소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한다.
독일은 3월20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단계적으로 거리두기를 완화한다. 실내 및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 등 일부 조치만 빼고 대부분의 규제를 풀어나갈 계획이다.
프랑스는 2월28일부터 백신패스(방역패스)를 검사하는 실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다. 다만 대중교통이나 백신패스를 보여주지 않아도 들어갈 수 있는 장소에서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
네덜란드에서는 술집, 식당, 클럽 영업시간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며 입장객 제한 수도 풀린다. 대부분의 장소에서 마스크를 안 써도 되지만 대중교통 시설이나 공항에서는 마스크를 계속 착용해야 한다.
오미크론 변이의 폭풍을 정면으로 맞이했던 미국도 유행 정점이 지나자 코로나19 방역의 상징이었던 마스크 착용 의무화 지침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 4일 오전 서울시내 한 식당에서 관계자가 새로운 거리두기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의 정점은?… 영업시간 연장에 우려의 시선
유럽과 미국이 위드 코로나에 나서면서 한국의 선택에도 관심이 모인다. 국내는 현재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5일부터 사적모임 6인·영업시간 밤 11시를 골자로 한 거리두기를 시행 중이다. 정부는 거리두기 전면 완화를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지만 유행 정점이 불투명해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 시계에 있어서 한국은 유럽이나 미국과 차이를 보였다.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기까지 한국은 7주가 걸린 반면 영국과 미국은 각각 3주와 5주에 지나지 않았다. 그만큼 정점 시기가 늦춰진 셈이다. K-방역을 있게 한 국민의 자발적인 방역수칙 준수가 정점 시기를 늦췄다는 시각도 있다.
영국과 미국은 누적 확진자 비율이 20%가 넘은 뒤 유행 규모가 감소했다. 반면 국내 누적 확진자 비율은 5%를 향하고 있다. 정부가 영업시간 1시간을 연장한 거리두기 조치를 취한 배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전환할 때까지 위중증 및 사망자 최소화, 의료체계 대응 등 보수적인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영업시간 연장을 두고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접촉을 최소화해야 하는 시기에 모임이 연장되면 오미크론의 강한 전염력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것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당초 밤 9시로 제한했던 건 2차 모임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10시로 미루면 2차 모임을 하게 되면서 교류가 많아진다”며 “모임이 늘어나면 오미크론 전염력에 가속이 붙게 돼 정점에 일찍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3월 초중순 유행 정점으로 하루에 최대 27만명이 확진되고 위중증 환자 수가 2500명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3월초 하루 23만명에서 최대 36만명의 확진자가 쏟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의료대응 체계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유행 속도가 빨라진다면 위기 상황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유행 정점에서 발생하는 피해를 감당할 수 있으면 정점을 빠르게 찍고 내려오는 것이 가능하다”면서도 “현재 우리 의료체계가 그 피해를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동부교육지원청에서 교육청 관계자들이 관내 학교에 배부할 자가검진키트를 분류하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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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간 진단업체, 위드 코로나 전략 찾기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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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진단키트 기업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씨젠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쟁쟁한 전통의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부러워할 실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하자 진단키트 업계는 다시 분주해졌다. 해외 수출이 증가했고 특히 국내에선 진단체계 전환으로 자가진단키트 수요가 급증했다. 진단키트 업계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진단키트 수요가 줄어들 것에 대비한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다.
◆진단키트 빅2, 오미크론 변이 유행에 ‘훨훨’
에스디바이오센서의 2021년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4800억원과 1조2000억원이다. 4분기 실적이 합산되면 매출 3조원, 영업이익 1조5000억원대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4분기 오미크론 변이가 전 세계에서 빠르게 확산하며 진단키트 판매량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2021년 4분기에만 2건의 굵직한 진단키트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10월1일 싱가포르 소재 기업과 669억원 규모의 자가진단키트 ‘Standard Q’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같은 달 12일 684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추가로 체결했다. 올해 1월 싱가포르와 1369억원에 달하는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가장 최근에는 998억원 규모의 자가진단키트를 미국에 수출했다.
씨젠도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넘기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2021년 씨젠의 연간 매출액은 1조3708억원, 영업이익은 6667억원이다. 매출은 씨젠 창사 이래 최대치로 전년비 22% 증가했다. 4분기에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매출 4100억원, 영업이익 1999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를 각각 7%, 9% 상회하는 수치다.
씨젠은 2021년 12월부터 최근까지 유럽 5개국에 280만명분, 이스라엘에 510만명분, 브라질에 400만명분 등 대량 수출 계약을 잇따라 맺었다.
진단키트 업체들은 신성장 동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위드 코로나로 접어들면 코로나 진단키트 비중이 높은 사업 전략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높은 현금 보유량을 통해 인수합병(M&A)과 지분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년간 대규모 매출을 기록하면서 현금 보유량을 늘려왔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에스디바이오센서의 현금 보유량은 약 7000억원이다. 단기금융상품과 금융자산 등을 포함하면 1조8000억원의 유동성으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남미 시장을 겨냥해 지난해 11월 브라질 2위 진단기업 에코 디아그노스티카를 인수했다. 지난해 9월 백금 기반 무효소 방식 연속 혈당측정기를 개발하고 있는 유엑스엔에 총 400억원지분 투자도 단행했다.
씨젠은 비코로나(Non-COVID) 제품의 비중을 늘리면서 위드 코로나 대응에 나섰다. 씨젠의 지난해 자궁경부암(HPV), 성매개감염증(STI), 여타 호흡기질환 등 비코로나 진단시약의 매출은 전년비 33% 증가하며 지속적인 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진단장비도 지난해 추출 장비 854대, 증폭 장비 1414대를 추가로 판매해 누적기준 전 세계에 추출 장비 2314대, 증폭 장비 4849대를 설치했다. 진단장비 수출을 통해 다양한 진단시약을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을 넓히고 영업을 확장하는 데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씨젠 역시 현금 보유량을 바탕으로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초에는 STX와 대림산업 등에서 M&A와 기업 전략 수립을 맡아온 박성우 부사장을 M&A 총괄 임원으로 영입했다.
원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씨젠은 오는 2023년 바이오라드를 통한 비코로나 제품의 미국 공급 확대와 M&A도 기대되는 만큼 중장기 성장을 위한 동력도 충분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