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선 선거구 획정 공회전…중대선거구 도입 놓고 신경전
민주 "중대선거구 도입, 시대적 요구" 국힘 "합의 안 된 사안"
선거구 획정 지연 우려…민주, 정개특위 강행은 안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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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권구용 기자,박주평 기자,전민 기자 = 6·1 지방선거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가 선거구 획정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핵심 쟁점은 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한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도입인데, 국민의힘에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선거구 획정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여야 간사는 16일 오전 국회에서 선거구 획정과 관련한 회동을 가졌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민주 "중대선거구 도입해야" 국힘 "광역의원 정수 우선 조정"
민주당은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라 광역의원 선거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구와 가장 적은 지역구 간 인구 편차를 3대 1 범위 안에서 조정하되, 이와 함께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해 군소 정당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현행 '2인 이상 4인 이하'로 돼 있는 기초의원 정수를 '3인 또는 4인'으로 바꾸고, '하나의 시·도의원 지역구에서 구·시·군의원을 4인 이상 선출할 때에는 2개 이상의 지역 선거구로 분할 할 수 있다'는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 당론 추진하기로 했다.
하나의 선거구에서 최소 3인의 기초의원을 뽑을 수 있도록 해 양당 독점 체제를 깨자는 취지다. 지금은 최소 정수가 2인이여서 여야 양당을 제외한 정당 입장에서는 진입 장벽이 높다.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할 경우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선거구가 같아질 수 있다는 국민의힘 측 지적이 있지만 민주당은 현행 제도에서도 광역·기초의원 지역구가 같은 곳이 있어 문제될 건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지금도 선거구의 10% 정도는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선거구가 같다"며 "국민의힘은 광역의원 지역구보다 기초의원 지역구가 더 작아야 한다는 논리지만 그건 착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고 헌재 판결대로 광역의원 정수도 함께 조정하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헌재는 지난 지선에서 인구 최다·최소 선거구 간 인구비율 4대 1(인구편차 상하 50%) 기준이 표의 등가성을 저해한다며 3대 1로 조정해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헌재 판결에 따라 광역의원 정수를 조정할 경우 수도권 등 인구 밀집 지역에서는 정수가 늘어나고 지방은 지역구 통합이 불가피해진다.
반면 국민의힘은 기초의원 중대선거구 도입은 시기상조라고 맞서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기초의원 중대선거구 도입은 시기상조"라며 "애초에 정개특위 안건으로 올리지도 않은, 여야 합의에 없던 부분을 민주당이 대선 직전에 꺼냈고 사전교감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헌재 판결에 따라 광역의원 정수를 조정하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국밈의힘은 광역의원 총정수 조정 범위를 현행법상 14%에서 30%로 확대하고, 인구 3만명 이상 자치구·시·군의 시·도의원 정수를 최소 2명으로 조정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광역의원 정수를 조정하되 인구가 적은 지방에도 최소 2명의 정수를 보장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광역의원 정수가 대폭 늘어나게 된다.
국민의힘은 기초의원 선거제는 오히려 현행 중선거구제를 소선거구로 바꾸자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현행 기초의원 중선거구제를 소선거구제로 개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 "시대적 요구 거스르나" 국힘 "합의 안 된 사안"
선거구 획정과 관련한 여야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민주당과 국민의힘, 정의당은 이날 일제히 기자회견을 열어 자당 입장을 피력했다.
김영배 의원을 비롯한 정개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반대하는 국민의힘 측을 향해 "국민의 정치개혁 열망과 시대적 소망을 외면하고 당리당략을 선택한 국민의힘의 태도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의 기초의원 소선거구 개편 법안에 대해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정치에 반영하라는 시대적 요구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광역의원 정수 조정과 관련한 국민의힘 주장에 "국민의힘 측은 영남 쪽에만 무려 70개에 달하는, 훨씬 많은 지역구가 증가하는 법안을 발의해놓고 거기에 대해 협상하자고 주장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지역구를 증원하는 안을 수용하지 않자 합의가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당도 민주당과 함께 국민의힘을 비판하고 나섰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이 기초의원 선거구에 제대로 된 중대선거구 도입에 대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면서 "선거 기간 국민 통합 약속을 믿고 표를 준 국민을 한순간에 배신하고 권력을 얻자마자 말을 바꿨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기초의회는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쪼갤 수 있다는 규정 때문에 실질적으로 모든 광역시도의회를 장악한 곳에서 쪼개기를 해왔다"며 "국민의힘이 과거 본인들이 했던 것처럼 (의석을) 독식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조해진 의원을 비롯한 정개특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기초의원 선거구제 문제는 여야 간에 의제 합의가 되지 않은 사안"이라며 "그런데도 민주당 지도부는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지 않으면 지방의원 정수조정과 선거구 획정 사안을 처리해줄 수 없다고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광역의원 정수조정과 선거구 획정 건은 특정 정당에게 유불리가 있는 정파적 사안이 아니다"며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서 국회 차원에서 조속히 대안을 마련해서 처리해야 하는 공적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대로 가면 지방의회 선거가 무산될 수 있는 비상상황"이라며 광역의원 정수조정과 선거구 획정을 조속히 마무리 해야 한다고 민주당에 협상을 촉구했다.
여야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선거구 획정을 논의하기 위한 정개특위 회의가 언제 열릴지도 미지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국회에 오는 18일까지 선거구 획정을 마쳐줄 것을 요청한 상태인데 여야 협상이 지연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은 회의를 강행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정의당 위원을 포함하면 회의 (개의) 요건은 된다"면서도 "선거제도를 숫자로 밀어붙이는 건 안 좋은 전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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