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정윤영 기자 = 러시아 크렘린궁은 17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평화협상이 잠정적 합의를 이뤘다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전날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잠정 합의가 맞느냐'는 취지의 관련 질의에 "맞지 않다"고 부인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맞는 내용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진전이 생기면 발표하겠다"며 "보도 관련 나머지 질문은 FT에 하라"고 덧붙였다.

앞서 FT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3명의 발언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협상 대표단은 우크라이나 측이 향후 나토 회원국 가입을 포기하고 미국, 영국, 터키 등으로부터 보호를 대가로 외국 병력이나 무기를 지원받지 않겠다는 내용에 잠정적으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다만 FT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합의안 초안으로 15개항을 제시했는데, 여기엔 지난달 24일 침공 이후 점령한 지역들에서 철군하는 대신, 2014년 병합한 크름(크림반도) 귀속과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독립을 인정하라는 요구가 담겼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중립국화는 상세 조건을 조율해 협상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영토 보전에 대해서는 단호하다. 이날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국영 TV에 출연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1991년 소련 붕괴 당시 그어진 국경이 인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크렘린궁 브리핑에서는 디폴트(채무불이행)와 관련된 언급도 나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서방이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채무불이행을 막기 위해 필요한 자금과 잠재력을 모두 갖고 있다고 말해 왔다"며 "채무불이행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그럼에도 채무불이행으로 간주된다면 그건 전적으로 인위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재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유로본드 2건에 대한 1억1720만 달러 상당의 이자를 루블화로 내는 지급 명령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다만 국제 금융시장에서 루블 결제는 인정되지 않는 만큼, 이번 지급 명령 집행이 채무 상환으로 받아들여지진 않을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의 유로본드 달러 이자 지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한 달간 유예기간이 주어지고, 이 기간 중에도 상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러시아는 디폴트를 선언한 것으로 간주된다고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는 밝힌 바 있다.

한편 페스코프 대변인은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으로 명명한 것과 관련해선 "푸틴은 매우 현명하고 교양있는 국제적 인사"라면서 "2차 세계대전 때 일본에 핵폭탄을 투하한 미국 대통령이 그런 훈계를 할 권리는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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