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기간 요건 못 채워 소송 진 조합장, 대법서 뒤집힌 까닭은
대법 "원고가 주장하지도 않은 사항 판단한 것은 변론주의 위반"
원심, 조합장 지위 부존재 판단했지만…대법, 파기환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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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한 재개발사업 조합원이 조합장을 상대로 자격 요건이 없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가 주장하지도 않은 법령을 근거로 청구를 인용하는 것은 변론주의 위반이라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경남 창원시의 한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원 A씨가 조합장 B씨 등을 상대로 낸 조합장지위 부존재확인 소송에서 원고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법에 돌려보냈다고 21일 밝혔다.
앞서 A씨는 B씨가 조합장으로 선임된 이래 정비구역에서 거주하지 않고 있어 도시정비법 제41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자격상실 사유가 발생했다며 조합장 자격이 없다는 소송을 냈다.
1심은 A씨의 청구를 기각했지만, 2심은 A씨의 청구를 받아들여 B씨가 조합장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도시정비법상 재개발조합의 조합장에 선임된 사람은 선임일 직전 3년 동안 정비구역 내 거주기간이 1년 이상이어야 하는데, B씨는 2020년 조합장으로 선임되기 전 2019년 12월부터 정비구역 내에서 거주했기 때문에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B씨는 2016년 조합장으로 취임한 이후 2018년과 2020년 중임되어 계속 조합장 직무를 수행해 왔는데, 기록에 따르면 B씨는 2019년 12월에야 이 사건 정비구역 내 주소로 전입신고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대법원 원심이 "변론주의 원칙을 위반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부산고법에 돌려보냈다. 변론주의 원칙이란 법원이 당사자의 주장에 대해서만 판단해야 하고 당사자가 주장하지 않은 사항에 관해서는 판단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대법원은 "A씨는 도시정비법 제41조 제1항 후문에 정해진 자격유지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제41조 제1항 전문에 정해진 선임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적은 없다"며 "그럼에도 원심은 A씨가 주장하지 않은 사항에 관해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도시정비법 제41조 전문은 재개발조합의 조합장이나 임원이 선임되기 위한 요건을, 후문은 조합장에 선임되었더라도 거주를 이탈하면 자격이 상실된다는 자격 상실 사유를 각각 규정하고 있다.
요컨대 A씨는 B씨가 조합장 자격이 없다는 근거로 도시정비법 후문 규정을 들어 소송을 냈는데, A씨가 주장하지도 않은 도시정비법 전문 규정을 근거로 판단을 내린 것은 적법하지 않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에는 변론주의 원칙을 위반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대법원 판단으로 B씨의 조합장 지위가 무조건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향후 진행될 파기환송심에서 A씨가 도시정비법 제41조 제1항 전문 규정을 다시 주장할 경우 원심의 판단이 달라질 여지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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