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나 만찬 회동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청와대 제공)2022.3.28/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한 차례 무산됐던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회동이 28일 순조롭게 마무리되면서 정권 이양에 청신호가 켜졌다.

두 사람의 만남은 역대 대통령과 당선인 간 회동으로는 가장 늦은 대선 후 19일 만에 이뤄졌다. 회동 시기가 드러내듯 양측은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어왔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171분(2시간51분) 동안 비빔밥 등 한정식과 레드 와인을 곁들인 만찬을 했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도 배석했다.

장 실장은 회동 후 통의동 브리핑에서 "만찬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눴다"고 만찬 분위기를 전했다.


장 실장은 이어 "두 분이 서로 정말 존중하는 느낌이었고 언론이나 국민이 느끼는 갈등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며 첫 만남이 늦어진 것에 대해서도 "아쉬움의 표현은 두 분 모두 없었다"고 말했다.

양측은 이 자리에서 감사위원 등 인사권 문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등 가장 크게 부딪혔던 현안에 대한 합의점을 찾았다는 분석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온다.


정치권은 두 사람의 만남이 그간 얼어붙었던 정국이 풀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문 대통령은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위한 예산과 관련해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앞서 청와대는 안보 공백을 이유로 임기 종료(5월9일) 전 집무실 이전은 무리하다며 윤 당선인의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윤 당선인으로서는 이전 일정을 조금이라도 앞당기려면 496억원을 예비비로 집행하기 위해 문 대통령의 협조를 끌어내야 한다.

장 실장은 "문 대통령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 지역에 대한 판단은 차기 정부 몫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정부는 정확한 이전 계획에 따른 예산을 면밀히 살펴 협조하겠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인사권 문제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접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감사원 감사위원이나 한국은행 총재 등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장 실장은 "앞으로 문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인사 문제에 대해서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 실장이 국민들 걱정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잘 의논해주기 바란다고 말했고, 당선인도 장 실장과 이 수석이 잘 협의해주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등으로 안보위기가 고조된 상황에 대해서도 의견을 같이 했다. 장 실장은 "대통령과 당선인은 국가 안보가 정권 인수인계 과정에서 한치의 누수도 없도록 서로 최선을 다해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추경 편성과 관련해서도 계속 협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장 실장은 "구체적인 규모는 언급되지 않았으나 실무적으로 계속 논의하자고 서로 말을 나눴다"며 "실무적 현안 논의는 이 수석과 제가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편에선 회동에서 구체적인 합의안이 나오지 않은 만큼 추후 갈등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회동 취소의 걸림돌이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도 이날 거론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는 5월10일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의 몫으로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이번 회동은 더 이상 잡음이 나오지 않도록 양쪽에서 양보를 함으로써 기존에 있는 갈등을 봉합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윤 당선인이 (가장 첨예했던 현안인) 용산 이전 예비비 관련해서 요구를 들어준 것"이라면서 "문 대통령이 퇴임 대통령으로서 마땅히 다해야 할 도리를 다한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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