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부차에서 러시아 군에 의해 손이 뒤로 묶인 채 숨진 주민의 모습이 보인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러시아 외무부에 이어 크렘린궁이 4일 우크라이나 부차 지역에서 자행한 민간인 학살 혐의를 부인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최근 며칠새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 외곽의 사실상 점령지였던 부차에서 퇴각하면서 민간인에게 자행한 잔인한 범죄 흔적이 드러나고 있다.


손발이 뒤로 묶인 채 뒤통수에 총상을 입은 민간인 모습이 발견되는가 하면, 민간인 복장을 한 채 신체 일부 부위만 발견된 경우도 허다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전날 부차에서 러군이 철수한 뒤 400여 구의 민간인 시신을 수습했다면서 러시아군에 의한 전쟁범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이 탈환한 키이우 인근 부차에서 장갑차가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그러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크라 당국 측의) 이 정보를 심각하게 의심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가 확인한 바로는, 비디오 조작 등 허위 징후가 있다"고 반박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부차에서 일어난 사건과 시간대 등은 우크라이나 실제 상황을 뒷받침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어떤 혐의도 부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많은 국제 지도자들은 성명을 성급하게 내서도, 근거 없는 비난을 성급하게 해서도 안 된다"며 "최소한 우리의 설명을 경청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 외교관들은 부차에서 '우크라이나 도발'을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이 문제를 국제적 차원에서 제기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입'으로 불리는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 AFP=뉴스1

앞서 러시아 외무부도 이날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부차 민간인 학살 동영상 보도는 러시아를 비난하려는 음모라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5일 안보리 소집을 요청했지만, 이달 안보리 의장국인 영국은 소집을 거부한 상황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관영 타스통신 인터뷰를 통해 "부차에서 발생하 사건은 러시아 (신뢰)를 훼손하기 위한 허위 공격"이라면서 안보리 소집을 재차 요청했다.

한편 휴전을 위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부 대표단 간 평화협상은 이날 화상으로 재개될 예정이었지만, 부차의 참혹함이 밝혀지면서 관련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선 언급을 피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러시아는 지난 2월24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제노사이드(집단학살) 문제 해결을 명목으로 동부는 물론 북부와 남부에서 공격을 개시, 전쟁을 일으켰다.

전쟁이 발발한 지 한 달 하고도 일주일이 지났지만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저항과 서방의 제재 속 러시아의 고립이 심화하고 있다. 이날 조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부차 사태와 관련, 추가 대러 제재를 예고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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