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대통령 출신인 미첼 바첼레트 유엔인권최고대표. © News1 자료 사진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러시아군이 사실상 점령하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마을 부차에서 퇴각하면서 드러난 민간인 시신 400여 구 등 잔인한 학살의 흔적에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4일 AFP 통신에 따르면 미첼 바첼레트 유엔인권최고대표와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 등 각국 및 국제사기구 수장들의 비난 표명이 이어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칠레 대통령 출신인 바첼레트 유엔인권최고대표는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부차 마을 길에 널부러진 시민들의 모습을 보며 공포에 소름이 끼친다"면서 "이곳 및 다른 지역에서 나온 보고는 전쟁범죄 가능성 및 국제인도법과 국제인권법의 중대한 위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바첼레트 대표는 "모든 시신을 발굴하고 신원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증거 보존을 위해 모든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차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독립적이고 효과적인 조사가 이뤄지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건 중요하다"면서 "진실과 정의, 책임을 보장하고 희생자와 그 가족에 대한 배상과 구제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마드리드에서 열린 경제 포럼에서 "우리는 이런 전쟁 범죄를 저지른 자들이 처벌을 면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반인륜, 전쟁범죄 그리고 '제노사이드(집단학살)'라고 일컫지 못할 이유가 없는 혐의를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도 "우크라이나 주둔 러시아군에 의한 제노사이드와 관련, 국제적인 조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산체스 총리와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이번 사태를 러시아군의 제노사이드로 명명한 첫 유럽연합(EU) 정상들로 꼽히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전날 부차에서 러군이 철수한 뒤 410구의 민간인 시신을 수습했다면서 러시아군에 의한 전쟁범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개된 사진과 영상에는 부차 주둔 러군이 민간인에게 자행한 잔인한 범죄 흔적이 드러나고 있다. 손발이 뒤로 묶인 채 뒤통수에 총상을 입은 민간인 모습이 발견되는가 하면, 신체 일부 부위만 발견된 경우도 허다한 것으로 전해진다.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부차에서 러시아 군에 의해 손이 뒤로 묶인 채 숨진 주민의 모습이 보인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이 탈환한 키이우 인근 부차에서 병사가 파괴된 러시아 군 탱크 옆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러시아는 이 같은 혐의가 '허위 공격'이라고 공식 부인했다. 크렘린궁은 "국제 지도자들이 성급하게 성명을 내 근거없는 비난을 해선 안 된다"면서 "이 문제를 국제적 차원에서 제기하길 원한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을 재차 촉구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와 관련해 오는 5일 유엔 안보리 소집을 한 차례 요청했지만, 이달 안보리 의장국인 영국이 이를 거부했다. 러시아는 안보리 소집을 재차 요청, 자국 입장을 해명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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