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검사장.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사법연수원 27기)이 2년여만에 채널A 사건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피의자 '족쇄'를 벗게 됐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장 등 핵심 요직으로 영전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6일 검찰에 따르면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이날 오후 채널A 사건에서 강요미수 공모 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한 검사장에 대해 "공모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지난 4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이선혁)가 한 검사장에 대한 12번째 무혐의 의견을 보고한지 이틀 만이다.


◇ '우여곡절' 많았던 무혐의 결론…2년간 무슨 일이?

채널A 사건은 2020년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한 검사장과 공모해 수감 중인 이철 전 VIK 대표에게 여권 인사 관련 비리 폭로를 강요했다는 내용이다. 중앙지검은 그해 4월 수사에 착수해 이 전 기자를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한 검사장에 대해선 기소도 불기소도 하지 않고 처분을 미뤄왔다.


지난해 7월 법원은 1심 재판에서 이 전 기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에도 중앙지검이 한 검사장 사건 처분을 계속 미루자 피의자 신분으로 묶어두려는 정치적 의도라는 비판이 상당했다.

대선 20여일 후인 지난달 31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한 검사장 등 윤 당선인 측근·가족 사건에 대한 총장 수사지휘권 복원을 시도하다 중단하며 논란이 재점화됐다.


또한 이 지검장이 박 장관의 수사지휘 시간을 벌어주려 지난달 28일 '무혐의 처리계획 보고서'를 제출한 수사팀에 '일주일만 기다려보자'고 반려한 것으로 알려져 '직권 남용' 의혹으로도 번졌다. 한 시민단체는 이 지검장과 박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대검에 고발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 지검장이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이 지검장은 2020년 7월 추미애 당시 장관의 검찰총장 배제 지휘에 따라 이 사건에 관해 독립적인 지휘 및 처분 권한은 갖고 있다.

이 지검장은 금요일인 지난 1일 무혐의 보고 반려 사실을 부인하면서 수사팀에 보고를 지시했다고 언론에 알렸다. 그 다음주 월요일인 지난 4일 오후 5시부터 1시간가량 수사팀으로부터 한 검사장에 대한 무혐의 의견을 보고받은 사실도 언론에 공개했다.

이후 이틀간의 고심 끝에 이날 오전 정진우 1차장, 박철우 2차장, 김태훈 4 차장검사와 각 차장검사 산하 선임 부장, 인권보호관 등이 참석하는 차장·부장검사 회의를 열어 의견을 최종 수렴했다. 수사팀과 레드팀(반대측 논리)간 토론을 거쳤다. 수사기록을 직접 본 검사가 아니면 구체적인 의견을 내기는 힘들지만 일종의 '숙의'를 거친 결론이라는 점을 부각하는 취지로 풀이된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사건 처리가 장기간 지연되면 사건관계인의 불안정한 지위가 계속되고 억측성 논란이 야기되므로 수사의 상당성과 형평성 측면을 감안할 때 신속한 결론을 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다수 공감했다"고 밝혔다.

대검 예규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협의체 등 운영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지방검찰청 등은 중요사안 처리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해 협의가 필요한 경우 부장검사 회의를 열 수 있다. 최근 사례로는 신성식 수원지검장이 박은정 성남지청장의 '성남FC 후원금 사건' 수사무마 의혹이 불거지자 부장검사 회의를 연 뒤 성남지청에 보완수사를 지시한 바 있다.

또한 이 지검장은 한 검사장으로부터 비밀번호를 제공받지 못해 휴대전화(기종 아이폰) 포렌식이 불가능하다는 수사팀 보고에 대해, 일부 근거를 보완하라고 지시했다. 휴대폰 포렌식 없이 무혐의 처분했다는 '수사 미진'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검사장 휴대전화를 포렌식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 검사장을 무혐의 처분하면 안 된다"며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

이같은 우여곡절 끝에 한 검사장은 '피의자 신분'이라는 족쇄를 2년여만에 벗게 됐다. 이로써 핵심 요직인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 '족쇄' 풀린 한동훈, 중앙지검장 '0순위' 거론

검찰 내에선 전국 최대 검찰청인 중앙지검 수장 0순위로 한 검사장을 꼽는다.

윤 당선인이 검찰에 있을 때 가장 신뢰했다는 한 검사장은 검찰 내 대표적 '특수통'이란 평가를 받는다. 2016년 국정농단 특별검사 수사팀으로 파견 근무를 나가며 윤 당선인과 호흡을 맞췄다. 2017~2019년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 2019년 7월부터는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으로 각각 윤 당선인을 보좌했다.

그러나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 수사 이후 내리 좌천 인사를 당했다. 2020년 1월 당시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 취임 직후 단행된 검찰 인사에서 부산고검 차장으로, 이후에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과 사법연수원 부원장 등 비(非)수사 부서로 발령이 났다.

윤 당선인은 대선후보 당시 한 언론 인터뷰에서 "거의 (정권 수사를) 독립운동처럼 해온 사람이다. 그가 서울중앙지검장이 안 된다는 얘기는 독립운동가가 중요 직책을 가면 일본이 싫어하기 때문에 안 된다는 논리랑 똑같은 것"이라며 한 검사장을 요직에 기용하겠다는 뜻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 검사장이 중앙지검장으로 화려하게 부활하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윗선' 연루 의혹을 받는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 수사가 새롭게 전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검사장의 중앙지검장 '직행'이 윤 당선인에게 부담이라고 보는 쪽에서는 수원지검장 기용도 거론한다. 수원지검에는 이재명 전 대선후보 관련 사건이 쌓여있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성남FC 사건 수사 무마 의혹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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