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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윤석열 정부에서 노동환경이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당선인의 공약인 주 52시간 근로제 유연화와 근로시간저축계좌제가 시행되면 노동자는 일감이 몰릴 때 집중적으로 일하는 등 업무시간 조정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종에 따라 최저임금이 차등 적용되면 노동자들의 수입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노동환경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노동정책을 짚어봤다.
① 주 52시간 대수술 예고… 노동시간 어떻게 바뀌나
② 바쁠 때 일하고 원할 때 쉰다… '근로시간계좌제' 도입될까
③ 尹이 쏘아 올린 최저임금 차등적용, 경영·노동계 시각차 뚜렷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주 52시간 근무제 유연화를 검토한다. 후보 시절부터 주 52시간 근무제 개선 필요성을 제기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유연화되면 특정 기간 일을 몰아서 한 뒤 일주일에 4일만 근무하는 방식으로 근로 방식이 바뀔 수 있다.
과로 사회 벗어나자는 주 52시간 근무제… 기업·근로자 모두 악영향
인수위는 주 52시간 근무제 유연화를 위해 기존 1~3개월이었던 선택적 근로시간제 단위 기간을 최대 1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년 동안의 주 평균 근로시간을 52시간 이내로 맞추고 그 안에서 노동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한 해 일정 기간 주 100시간을 일하더라도 다른 기간 노동시간을 줄이면 법적 제재를 받지 않는다.주 52시간 근무제는 근로시간을 단축해 과로 사회에서 벗어나 근로자의 '저녁 있는 삶'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2018년 7월 공공기관 및 공기업, 300인 이상 민간 사업장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대응 여력이 부족한 50~299인 사업장은 2021년 1월, 5~49인 사업장은 같은 해 7월부터 적용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7월2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연간 300시간 더 일해야만 살 수 있다는 부끄러운 현실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후 기업과 노동자 모두에게 악영향이 나타난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됐다. 기업은 특정 기간 일감이 몰려도 노동자들의 근로시간을 늘릴 수 없어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노동자는 근로시간 감소로 임금이 줄거나 주 52시간을 넘게 근무해도 기록을 남기지 않는 경우가 발생했다.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가 지난해 발표한 '중소기업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실태 및 제도 개선 의견'에 따르면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어려움으로 구인난(52.2%·복수응답)이 가장 많이 꼽혔다. 중기중앙회가 같은 해 조사한 '주 52시간제 중소 조선업 근로자 인식조사'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후 응답 근로자의 임금 감소 폭이 월평균 65만8000원으로 나타났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근로시간 유연화를 통해 주 52시간 근무제의 문제점을 해결할 것을 공약했다. 그는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 52시간 근무제 대응) 여력이 없는 기업들은 발을 동동 굴러야 했고 근무시간 감소로 월급이 깎인 근로자들이 발생했다"며 "근무시간 산정 단위를 주 단위로 고집할 것이 아니라 탄력적으로 운영해서 기업과 근로자가 처한 현실을 잘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 52시간 근무제는 선한 의도로 출발했으나 현장에서 받아들이는 온도는 사뭇 다른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후보 시절 공식 공약집에는 "직무나 부서별로 노사 합의를 거쳐 1년 이내의 범위에서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 기간을 자율적으로 설정하도록 하겠다"고 기재됐다. 인수위가 현재 추진하는 주 52시간 근무제 유연화 방안과 맥을 같이 한다.
노동시간 유연화로 주 4일만 일할 수도… 인수위, 임금 감소 방지 나선다
윤 당선인의 공약대로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 기간이 1년으로 늘어나면 노동자의 근로 환경이 변할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인 예가 주 4일제 도입이다. 일감이 몰리는 시기에 근로시간을 늘려 집중적으로 일하고 한가한 시기에는 연평균 주 52시간을 맞추기 위해 주 4일제가 도입될 수 있다. 윤 당선인의 공약집 중 노동시간 유연화와 관련된 부분에는 "주 4일제 등 다양한 근로시간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장려하겠다"고 명시됐다.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일하자는 주 52시간 근무제 유연화의 취지는 좋다"며 "취지에 맞게 제도가 정착할 경우 선진국과 같은 유연한 근무환경이 조성돼 주 4일제가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다만 주 52시간 근무제 유연화가 도입되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의 자율권이 보장돼야 한다"며 "노사 합의 없이 사용자 측이 바쁘다는 이유로 노동자의 근로시간을 늘리고 한가할 때에도 근로시간을 줄여주지 않는다면 결국 총 근로시간은 과도하게 늘어나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 52시간 근무제 유연화가 시행돼도 1년간 총 근로시간은 유지되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임금은 감소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위는 더 나아가 주 52시간 근무제 유연화 도입 시 노동자들의 임금을 보장하기 위해 포괄임금제 규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포괄임금제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연장·야간·휴일근로 등을 미리 정해 예정된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연장근로 가산수당을 미리 월급액에 포함시키는 방식이기 때문에 실제 연장근로에 대한 가산임금 지급기준이 불분명해 '공짜 야근'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인수위는 정확한 근무시간 계산과 그에 따른 임금 지급을 확실히 해 주 52시간 근무제 유연화가 시행돼도 노동자들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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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
김동욱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