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징계 이후 잠행을 이어가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당원과의 소통 등 공개 행보를 늘리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은 지난 19일 강원 춘천에 위치한 한 닭갈비 식당에서 김진태 강원지사 등 당원을 만난 뒤 식당 밖으로 이동하는 이 대표(왼쪽). /사진=뉴스1



중징계 이후 잠행을 이어가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당원과의 소통 등 공개 행보를 늘리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직무대행 체제'를 두고 여권 내 이견 대립이 생기는 가운데 이 대표는 이를 기회 삼아 정치적 영향력을 키워갈 모양새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새벽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받아 잠행에 돌입했다. 이후 닷새 만에 잠행을 깨며 이 대표는 최근 당원과 소통을 앞세워 정치적 활로를 찾아가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대표 취임 이후 공을 들였던 광주를 방문해 무등산 등반 근황을 공개했다. 이 대표는 광주 방문 사실을 알린 후 지역 당원들과도 전날(지난 12일) 만남이 있었다는 사실도 밝혔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징계에 대응하기 위해 측근들과 활로를 모색할 것이라는 세간의 시선을 일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후 이 대표는 본격적인 당원 소통 행보에 나섰다. 그는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원 동지들과 대화하고 있지만 더 많은 분과 교류하고자 한다"며 당원들로부터 만남 신청을 받았다. 현재 만남을 신청한 당원이 8000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틀 뒤인 지난 16일 경남 창원을 시작으로 지난 17일 부산, 지난 19일 강원 춘천에서 당원들을 만났다.

앞서 그는 당원 만남 신청을 받으면서 "언론 노출 등을 위해 만나는 것이 아니기에 사전에 모든 일정을 공개하지 못함을 양해해달라"며 자신이 공언한대로 사전에 방문 지역을 알리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7일 부산 모임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장 사진과 함께 이 대표의 발언이 일부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또한 다음 행선지로 '강원도'를 예고하는 등 사실상 공개활동을 재개했다. 실제 이 대표의 춘천 방문에는 많은 취재진이 현장에 몰리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춘천에서 윤리위 징계에 대한 소회도 전했다. 이에 한 언론에서는 이 대표가 윤리위 징계에 대해 '억울한 것이 없다'고 반응한 것으로 보도했는데 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사실관계와 다르다며 직접 이를 수정하기도 했다.


현재 이 대표의 공개 행보는 잠시 멈춘 상태다. 그는 20일 저녁 강원 원주에서 당원들과 만날 예정이었으나 이 같은 사실이 언론에 알려져 만남을 보류했다. 자신의 동선 노출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중징계 이후 잠행을 이어가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당원과의 소통 등 공개 행보를 늘리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은 지난 19일 강원 춘천에 위치한 한 닭갈비 식당에서 김진태 강원지사 등 당원을 만나고 있는 이 대표. /사진=이 대표 페이스북 캡처


이 대표의 이번 공개행보는 당내 상황과 맞물린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징계 직후 권성동 원내대표의 직무대행 체제로 빠르게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권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만났고 의원총회를 통해 직무대행 체제를 추인받았다.

이와 관련 당이 체제 정비를 통한 '이준석 지우기'에 나서자 이 대표의 활동공간이 사라지면서 그가 '잠행'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핵심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인 장제원 의원이 권 원내대표와 당 지도체제를 두고 이견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양측의 갈등 조짐이 보이자 이를 기반으로 이 대표의 활동공간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만일 여권에서 당 지도체제를 둘러싼 혼란이 지속될 경우 이 대표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취임 이후 당원이 급속도로 늘어난 데 이어 최근에도 이 대표는 당원 가입 운동을 벌여 당내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조기 전당대회 등 당 지도체제 변화가 생길 경우에는 당원들에 대한 영향력이 높은 이 대표의 존재감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는 차기 당권 주자로 이 대표가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