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제1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TF 회의에서 김소영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임직원이 손해를 끼쳤을 때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거나 돌려받는 '클로백(claw back·환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 등이 도입한 제도로 금융회사의 성과급 규모가 이익 대비 적절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장치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전날 제1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금융사 수익 변동 시 임직원 성과급을 환수·삭감하는 '클로백'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클로백은 임원이 기업에 손실을 입히거나 비윤리적인 행동을 할 경우 성과급을 환수·유보하는 제도다. 국내에선 금융회사 지배구조 감독규정(제9조 3항)에 '이연지급 기간 중 담당 업무와 관련해 금융회사에 손실이 발생한 경우 이연지급 예정인 성과보수를 실현된 손실 규모를 반영해 재산정된다'고 명시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금융지주가 이 조항을 내부 규범에 반영해 놓지 않고 있거나 규정이 있더라도 실제 이행된 사례는 없다.

미국에선 모건스탠리의 한 임원이 음주 후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중 택시요금을 놓고 기사와 실랑이를 벌이다 서류 가방에서 펜나이프를 꺼내 기사를 위협하는 등의 행동으로 법정에 서게 된 사건이 있었다. 그는 결국 무죄를 받았으나 모건스탠리는 그가 사규 행동강령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선고 직전에 그를 해고했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은행이 고객에게 충분한 선택권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이자수익에만 치중하고 예대금리차를 기반으로 과도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며 "혁신과 변화보다는 안전한 이자수익에만 안주하는 지나치게 보수적인 영업행태 등 그간 은행권에 대해 제기된 다양한 문제점들을 전면 재점검해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미국과 영국 등에서 시행 중인 세이온페이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사 임원 보수를 주주총회에서 심의받도록 하는 제도다. 미국은 금융위기 이후 상장사들은 최소 3년에 한 번 경영진의 급여에 대해 주총에서 심의한다. 영국도 상장사 경영진 급여를 주총에 상정해 심의한다.


금융권은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당국이 일반 직원의 성과급까지는 관여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개입이 지나치다는 반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금은 금융노조가 사용자협의회와 매년 임금 및 단체협상을 통해 총액 임금인상률 상한을 정한 뒤 각 금융회사 노사가 임단협을 통해 별도로 정하고 있다"며 "퇴직금 역시 금융업계의 디지털 전환에 따른 구조조정 측면에서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