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국영면세점그룹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에 참여하면서 국내 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이용객들이 면세점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스1


인천국제공항에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이 들어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국의 관문'에 중국 면세점이 입점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CDFG는 전날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과 제2여객터미널 면세사업권 입찰 신청서를 냈다. CDFG가 세계 최대 면세점 기업인 만큼 국내 면세점 업체들의 긴장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공사는 전날까지 제1여객터미널(T1)과 제2여객터미널(T2)을 통합한 면세점 사업권 입찰 참가 신청을 받았고 이날부터 사업제안서와 가격 입찰서를 받는다. 사업제안평가점수(60점)와 가격평가점수(40점)를 합산해 고득점순으로 적격사업자를 복수 선정해 관세청에 통보할 예정이다. 최종 면세점 특허심사를 진행하는 관세청은 인천공항의 평가 결과를 50% 반영해 1곳의 낙찰 대상 사업자를 선정한다. 신규사업자로 선정된 업체는 7월부터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CDFG는 시장조사를 진행하며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운영권에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입찰 참여가 확실시되면서 막대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한 CDFG의 인천국제공항 진출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 면세업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을 거치며 실적 악화를 겪어왔다. 공항면세점의 수익성이 좋지 않은 만큼 이번 입찰에서 무리한 가격을 제시하지 않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CDFG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코로나 특수'로 급격하게 몸집을 키웠다. CDFG가 높은 입찰가를 내세워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신규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국내 면세점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특허제도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통한 외화획득과 관광 진흥을 목적으로 도입된 것인데 거대 외국계 자본에 한국의 관문을 내어준다면 외화획득이 아닌 외화 유출이 되며 이는 면세점 도입 취지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짚었다.

CDFG 입점 시 중국계 기업의 고질적인 문제인 위조품 유통 증가 우려가 제기된다. CDFG뿐 아니라 중국 면세업체들은 상품 신뢰성 때문에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유치 이력이 없다. 2018년 면세특구 하이난 지방정부가 '가짜 없는 하이난 운동'을 선언할 정도다.


업계는 물론 여론도 좋지 않다. 최근 한중관계에서 외교 문제가 잇따르며 반중 정서가 커졌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은 한국 하늘의 관문이라는 상징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CDFG가 인천을 거점으로 국제공항 진출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 같다"며 "CDFG가 인천공항에 들어올 경우 가격 경쟁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