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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타트업의 돈줄 역할을 해왔던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금융당국이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을 들여다보고 있다.
국내 은행에선 SVB 등에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없어 직접적인 영향이 없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등 간접적인 영향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은 SVB 파산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 영향을 점검하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의 유동성 지표를 보면 지난해 3분기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평균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은 106.77%로 지난해 말보다 1.94%포인트 떨어졌다.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을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이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인 105.27%로 4대 은행 중 최저를 기록했다.
이어 ▲신한은행 106.08% ▲우리은행 106.36% ▲KB국민은행 109.3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1.53%포인트, 7.90%포인트, 5.46%포인트씩 떨어졌다.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이 하락하면 그만큼 자금 조달 리스크가 커졌다는 얘기다.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은 국제적인 은행 규제의 핵심 지표 중 하나로 국제결제은행의 바젤Ⅲ 자본규제에 신설돼 지난 2018년 도입됐다.
안정자금 가용 금액을 안정자금 조달 필요 금액으로 나눠 산출하는데 해당 비율은 100%를 넘겨야 한다. 대출과 예금뿐 아니라 각종 자금과 파생상품 부채 등을 포함하는 만큼 예대율보다 한발 나아간 규제로 꼽힌다.
NSFR 하락 이어 부동산 PF 연체율 올라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 하락에 더해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금리 지속과 원자재 가격 상승 속에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고 있어서다.국내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25조3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5조1000억원 늘었다.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2019년말 75조8000억원에서 2020년 말 90조3000억원, 2021년말 110조200억원 등으로 매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업권별로 보면 보험 44조1000억원(35.2%), 은행 34조1000억원(27.2%), 여신전문 27조1000억원(21.6%), 저축은행 10조7000억원(8.5%), 상호금융 4조8000억원(3.8%), 증권 4조5000억원(3.6%) 등의 순이다.
부동산 PF대출 연체율도 상승세다. 금융권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2019년말 0.46%, 2020년말 0.68%에서 2021년말 0.38%로 낮아졌지만 지난해 9월 말 기준 0.90%로 올랐다.
다만 금융당국 측은 SVB 사태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내 은행 가운데 SVB 등에 직접적인 익스포저가 없어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수출투자책임관 회의를 열고 "SVB 폐쇄 소식이 전해지며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아직은 이번 사태가 글로벌 금융·경제 전반의 리스크로 확산되지 않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향후 여파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우리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관계기관 합동으로 실시간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겠다"며 "시장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필요할 경우 신속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도 이날 오전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은행들의 건전성이 개선돼 온 점과 미국 재무부·연준·연방예금보험공사(FIDC)가 예금자 전면 보호조치를 즉각 시행한 점등을 고려할 때 현재로선 SVB, 시그니처은행 폐쇄가 은행 등 금융권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무조건 안심하긴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시그니처은행 등 은행권 전반으로 위험이 확산할 조짐이 보이거고 있어서다.
위기가 커질 경우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로 국내 금리까지 움직일 수 있다.
미국 재무부와 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등 미국 금융당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SVB와 시그니처뱅크에 고객이 맡긴 돈을 보험 보증 한도와 상관없이 전액 보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금융권도 부동산 PF 익스포져가 늘어난 상황에서 SVB 사태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며 "이달 연준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기준금리 인상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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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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