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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경남은행에서 3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의 횡령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엄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 발생한 역대 횡령 사고 중 사상 최대 규모인 만큼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해 임직원까지 강도 높은 제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초기 검사 횡령 규모보다 5배 불어나
금융감독원은 지난 20일 경남은행에서 발생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횡령사고와 관련해 지난 7월21일부터 긴급 현장검사를 실시한 결과 총 2988억원의 횡령액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금감원이 지난 8월 초 실시한 검사에서 확인한 횡령액 562억원의 5배를 넘는 금액이다.금감원에 따르면 경남은행 직원은 투자금융부에서 15년간 PF대출 업무를 담당했다. 이 직원은 지난 2009년 5월부터 2022년 7월 중 본인이 관리하던 17개 PF사업장에서 총 2988억원을 횡령했다.
유형별로 보면 대출금 횡령은 2012년 12월부터 2022년 7월 사이에 5곳의 사업장에서 13번에 걸쳐 총 1023억원을 횡령했다. 대출 원리금 상황자금 횡령은 2009년 5월부터 2022년 5월 사이에 16곳의 사업장에서 64번에 걸쳐 총 1965억원을 횡령했다.
횡령에 따른 경남은행의 순손실 규모는 총 59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은 횡령 사고의 원인을 경남은행의 지주사인 BNK금융지주의 내부통제 미작동으로 지목했다. 금융지부회사법 시행령에 따르면 자회사에 대한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 업무를 지주회사의 업무로 명시하고 있다.
BNK금융지주는 경남은행에 대한 내부통제 관련 테마(서면)점검 실시하면서도 지난 2014년 10월 경남은행의 지주 편입 이후 고위험 업무인 PF대출 취급 및 관리에 대해서는 점검을 실시한 사례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경남은행은 2020년부터 PF대출이 급격히 증가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경남은행에 대한 지주 자체감사의 경우에도 현물 점검 외 본점 사고예방 검사 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BNK금융지주와 경남은행은 4월 초 해당 직원과 관련한 금융사고 정황을 인지했다. 하지만 경남은행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자체조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금융당국 보고를 지연했다.
또 BNK금융지주는 사고 인지 후 3개월이 지난 7월말에서야 경남은행에 대한 자체감사에 착수해 사고 초기대응이 지연됐다.
금감원은 경남은행의 PF대출 업무와 관련 대출금 지급 등 여신관리, 직무분리 등 인사관리, 사후점검 등 내부통제 절차가 전반적으로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여신관리의 경우 대출금 지급시 대출약정서에 명시된 차주 명의의 대출금관리계자 등 정당계좌를 통해서만 대출금이 지급되도록 통제하는 절차가 없었다.
또 대출 상환시 업무처리 절차(상환 업무 처리시 확인해야 하는 서류의 종류 및 방법 등)를 규정하지 않았으며 대출 실행 또는 상환시 해당 내용에 대한 차주 통지도 이뤄지지 않았다.
인사관리에서도 허점이 드러났다. 해당 직원이 15년간 동일 부서에서 PF대출 업무를 담당하고 본인이 취급한 PF대출에 대해 사후관리 업무까지 수행하는 등 직무분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고위험업무인 PF대출 취급과 사후관리 업무에 대한 명령휴가는 한 번도 실시되지 않았다.
사후점검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경남은행은 문서관리의 적정 여부 및 정리채권 이관의 적정 여부 등을 자점감사 대상으로 규정하지 않았고 여신승인조건과 약정내용 일치여부, 대출집행·인출절차 적정 여부 등 자점감사 대상으로 규정한 경우에도 특별한 사유 없이 감사를 실시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감사해 장기간 횡령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러한 탓에 본점의 거액 여신 실행은 이상거래 발견 모니터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영업점에만 적용) 조기 적발이 되지 않았다.
CEO 제재 불가피하나
이에 금융권에선 이번 횡령 사고가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과 예경탁 경남은행장의 제재로 이어질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특히 대형 금융사고나 직원의 일탈 행위 발생시 해당 금융사의 임원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금융판 중대재해처벌법' 입법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관리의무와 사전감시 역할을 강화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을 지난 11일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내부통제 총괄 책임자'로 해서 권한과 책임을 모두 명시한 '책무구조도' 도입이다. 책무구조도란 금융회사 임원의 직책별 책무를 사전에 정해 문서화한 것이다. 영국·싱가포르 등에선 해당 제도를 이미 활용하고 있다.
현행법은 시스템 마련 의무만 있었는데 관리의무를 추가함으로써 각 금융사들은 임원별로 내부통제 책임영역을 사전에 구분 짓고 확정해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남은행이 4월 초 횡령 사고를 알고도 금감원 보고가 늦어진 점에서 현 행장은 물론 회장도 책임론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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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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