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임한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임한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시점이 미뤄졌다. 삼성 계열사 부당합병 1심 무죄 판결에 대한 검찰의 항소로 사법리스크가 장기화되면서 총수의 책임경영 이행에도 차질이 빚어졌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이사회를 열고 다음달 20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릴 예정인 제55기 정기 주총 안건 등을 논의했으나 이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이 회장은 2016년 10월 임시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됐고 2019년 10월 임기가 만료되면서 재선임 없이 물러난 바 있다.


2022년 정부가 광복절 특별사면에서 이 회장의 복권을 결정하면서 취업제한이 해제돼 등기이사 복귀 걸림돌이 사라졌지만 지난해 주총에서도 관련 안건이 상정되지 않았다.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회계부정 사건'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던 상황을 고려한 것이란 게 당시 재계의 중론이었다.


이달 5일 1심 재판부가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림에 따라 등기이사 선임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사흘 만인 지난 8일 검찰이 항소장을 제출함에 따라 또 다시 지리한 법정공방을 이어가게 됐다.

검찰은 항소심에서는 공판준비기일부터 주요 쟁점과 법리를 중심으로 신속하고 효율적인 재판이 진행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재계에선 이 사건이 대법원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큰 만큼 단기간 내에 종결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 이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이 상정되지 않는 것도 사법리스크가 장기화 될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4대 그룹 총수 중 미등기임원은 이 회장뿐이다. 재계 관계자는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기 전에는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이 회장의 조속한 등기이사 복귀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전날 3기 준감위 첫 회의에 앞서 취재진을 만나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책임 경영을 강화한다는 의미에서 등기이사로 빠른 시일 내에, 적절한 시점에 복귀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의 항소에 대해서도 " "재판은 게임처럼 승부를 가르는 게 아니라 진실이 무엇인가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재판에 승복하는 문화가 우리 사회에 정착되어야 할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법관도 사람이라 완벽할 수 없지만 법관의 판결에 승복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유지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라는 것이 수십 년에 걸친 제 법조인으로서의 경험과 판단에서 나온 생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