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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모았던 '전환지원금'(통신사 이동 시 주는 지원금)이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이 이를 두고 하는 것 같다. 지원 규모가 최대 50만원에 이를 것이란 예상과 달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실제 지원금은 30만원 남짓이다.
이마저도 시행 초기엔 10만원대였지만 방통위가 유명무실해진 전환지원금을 살리기 위해 재차 통신 3사와 제조사를 불러 협조를 요청한 덕에 그나마 30만원대로 상향됐다. 하지만 여전히 실효성엔 의문부호가 달린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가계 통신비 인하라는 목표에만 매몰된 나머지 정책 설계를 세밀하게 못했다는 지적이다. 과거처럼 점유율 뺏기에 욕심 없는 통신 환경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 방통위원회의 현실 인식이 아쉽다.
고물가에 힘겨워하는 소비자들은 단말기를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었지만 성급하게 추진한 전환지원금은 시장에 혼란만 불러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 전이라도 지원금을 확대할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이후 나온 조치라 주목받았었다.
야당과의 이견, 총선 등을 이유로 단통법 폐지가 지지부진하자 방통위는 단통법 시행령부터 손보기 시작해 1개월 만에 고시 개정안과 관보 게재까지 마쳤다.
통신 3사들이 전환지원금을 뒷받침할 전산 시스템도 갖추기 전에 전광석화처럼 밀어 붙였지만 욕심이 앞선 결정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원금 상한선을 최대 50만원까지 설정했지만 통신 3사 지원금은 최대 33만원 수준이다. 공시지원금과 추가 유통망 지원금을 합쳐 모처럼 부담 없이 단말기를 구매할 줄 알았던 소비자들은 허탈하다. 예전처럼 성지(휴대폰 단말기를 싸게 살 수 있는 유통점)를 찾는 발걸음도 이어지고 있다.
10만원이 넘는 요금제를 고가요금제를 반년이나 사용하고 수요가 가장 큰 갤럭시S24 같은 최신 기종은 전환지원금이 10만원도 안 되는 까닭이다. SK텔레콤의 경우 갤럭시S23까지만 지원된다.
부처 간 불협화음도 넘어야 할 산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통신 3사가 영업 정보를 교환해 판매장려금 담합을 했다고 보고 지난해 2월부터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들 회사의 판매장려금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방통위에서는 전환지원금 확대를 독려하고 있지만 이 역시 공정위에겐 담합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있다.
레드오션인 통신 시장은 지원금을 허용하는 정도로 경쟁을 활성화 시키기 어렵다. 재무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통신 3사가 선뜻 전향적인 정책을 내놓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단통법이 시행된 지난 10년 동안 변화한 통신 시장을 고려해 중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단통법 폐지 이후 나타날 규제 공백을 메울 청사진도 내놓아야 한다. 가시적인 성과만 좇지 말고 이제라도 연구반, 태스크포스(TF) 등을 가동해 통신 생태계 전반에 걸친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가계 통신비 인하라는 정책 목표 실현을 위해 통신 3사와 삼성전자 등에게 전환지원금 상향을 요청하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우여곡절 끝에 물꼬를 튼 단통법 폐지가 무위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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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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