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쓴 '비판 댓글' 멋대로 수정한 언론사 대표…벌금형 확정
1·2심 벌금 500만 원…"타인 작성 댓글 정당한 접근권한 없어"
"댓글도 '타인의 정보' 해당"…대법 상고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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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기자가 노동조합 게시판에 작성한 자신에 대한 비판 댓글을 임의로 수정한 언론사 대표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정보통신망 침해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A 씨는 2022년 1월 21일 오전 8시 4분쯤 서울 중구 자신의 사무실 컴퓨터를 이용해 기자 B 씨가 작성한 자신에 대한 비판 댓글을 임의로 수정한 혐의를 받았다.
이 언론사 인트라넷 노조 게시판에는 '회장-대표 입장에 관한 토론장'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있었다. A 씨는 B 씨가 해당 게시글에 "됐고, 나가주세요"라는 댓글을 단 것을 보게 되었다.
당시 사내 게시판은 A 씨의 지시에 따라 폐쇄된 상태였는데, 기술적인 오류 때문에 비밀번호란에 아무 숫자를 입력해도 댓글을 수정할 수 있는 상태였다.
A 씨는 이 같은 상황을 이용해 21일, 24일, 25일 3회에 걸쳐 B 씨의 비밀번호란에 임의의 숫자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댓글에 접근했다.
특히 21일에는 B 씨가 당초 작성한 댓글 내용에 이어 "나 B… 죄송한데 지금 댓글의 90%는 내가 쓴 거예요… A 대표가 미운 것도 사실이지만 내가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싫어서 그랬어요. 그렇다고 회장 편도 아니에요"라는 내용을 덧붙였다.
1심과 2심은 A 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보고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A 씨 측이 "댓글은 회사에 귀속되는 익명 게시판에 게재된 감정의 표시에 해당할 뿐 '타인'의 '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기존의 댓글은 그대로 둔 채 문구만 덧붙인 것이어서 정보를 훼손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대표이사로서 정당하게 가지는 노조 게시판 접근권한을 사용해 댓글을 수정한 것이 아니라 기술적 오류를 이용하여 부당하게 댓글을 수정했다"며 "정보통신망 침입에 관한 고의가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댓글은 B 가 피고인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자료에 해당한다"며 "B만이 수정 권한을 가지는 글로 '타인'의 '정보'에 해당한다"고도 판단했다.
게시글에 비밀번호를 설정하는 것은 작성자에게만 수정 권한을 주기 위한 것으로, 오류로 인해 수정이 가능했다 하더라도 댓글에 대해 정당한 권한을 가지게 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에 "언론사는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글을 게시하고 토론을 할 수 있도록 게시판을 마련해 준 것일 뿐, 구성원들의 게시글을 마음대로 수정할 수 있는 권한까지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도 짚었다.
아울러 "피고인이 댓글에 추가 문구를 덧붙임으로써 B의 의견은 뜻이 달라졌으므로 정보의 '훼손'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이후 피고인이 추가 문구를 삭제했다고 하더라도 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고 덧붙였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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