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큰' 스틸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민태(하정우 분)는 시신으로 돌아온 동생 석태의 죽음의 진실을 찾아 나선다. 그 과정에서 동생의 아내 문영(유다인 분)이 사라진 사실과 문영이 베스트셀러 작가 호령(김남길 분)과 인연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호령이 쓴 소설은 사라진 문영과 자신의 동생 석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난다. 숨어버린 문영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지, 민태는 더욱 집요한 추적을 이어나간다.


오는 2월 5일 개봉하는 '브로큰'(감독 김진황)은 시체로 돌아온 동생과 사라진 그의 아내, 사건을 예견한 베스트셀러 소설까지, 모든 것이 얽혀버린 그날 밤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끝까지 달려가는 민태의 분노의 추적을 그리는 영화다. 영화 '양치기들'(2016)로 유수 시상식에서 주목받았던 김진황 감독의 장편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공작' '아수라' '헌트' '신세계' 등 영화와 '최악의 악' '강남 비-사이드' 등 시리즈를 선보인 사나이픽처스가 제작을 맡았다.

브로큰 스틸


'브로큰' 스틸


'브로큰'은 하드보일드한 스타일이 돋보인다. 민태는 출소 후 일용직을 전전하며 새로운 삶을 살고자 노력하지만 밀린 임금을 받아내기 위해 칼을 서슴없이 들이대는 폭력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후 동생의 죽음의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에선 더욱 거침이 없다. 방해, 혹은 위협 요소들을 비정하면서도 냉혹하게 제거해 간다. 이에 대한 내적인 고민이나 갈등은 전혀 없다. 오로지 동생이 죽은 이유를 알고자 하는, 복수를 하고자 하는 목적만 있을 뿐이다.


초반 액션엔 다층적인 감정이 실리진 않았다. 본능적으로, 그리고 비정하게 쇠 파이프를 휘두를 뿐이다. 그러다 보니 액션은 더욱 날것으로 다가온다. 스타일리시하고 통쾌하기보다 건조하고 리얼하다. 후반부에 들어서서는 분노를 실었다. 마침내 동생 죽음의 진실에 이른 민태의 분노가 느껴진다. 칼에 찔려도 고통을 느끼기보다 더욱 폭주하는 액션이 인물의 감정선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하정우의 거친 외형과 날 것의 연기가 영화의 장르와 스타일을 완성한다. 캐릭터의 지향점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결말을 향해 직선으로 달린다는 인상이다. 관객들로서는 왜 민태가 사고만 치는 구제불능 동생 석태의 죽음의 진실에 왜 이렇게까지 매몰돼 있는지 그 동기가 궁금해지지만, 영화는 이를 과감하게 생략한 채 서사를 전개한다. 민태의 캐릭터는 곧게 나아가지만 이 사건에 얽힌 호령과 문영, 그리고 민태가 몸담았던 조직에 이를 수사하는 형사들까지 서사는 얽히고설킨다. 그 가운데 석태를 죽음에 이르게 한 진범의 정체는 반전으로 그리려 했지만, 임팩트가 크지도 않다.


하정우 외에 영화를 채우는 이들은 사나이픽처스 작품에 주로 출연했던, 이른바 사나이픽처스 사단 배우들이다. 정만식 외에 임성재 정재광 차래형이 '최악의 악' '강남-비사이드'에 이어 또 등장한다. '브로큰'이 이 두 시리즈 전에 촬영된 작품이긴 하지만, 정만식은 이전 작품들과 다를 바 없는 연기 톤으로 조직 보스 창모를 소화했고 임성재 정재광 차래형의 활용도 이전 작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주연을 하정우로만 바꿨을 뿐, 반복적인 캐스팅은 기시감을 떨치기 어렵다. 영화가 매우 신선한 것도 아닌데 사나이픽처스 제작 시리즈와 큰 차이가 없는 캐릭터들은 작품을 진부하게 느끼게 만드는 악수(惡手)가 됐다.